Car & Joy
프레임 타입 모하비·코란도스포츠, SUV시장 질주
G바겐·랭글러도 마니아층 형성
[ 김순신 기자 ]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캠핑, 등산 등 야외활동이 늘고 실용적인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SUV와 다목적차량(MPV) 등의 수요가 늘고 있다. SUV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 상반기 국내 완성차업체(현대·기아자동차, 한국GM,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의 레저용 차량 판매량은 전년보다 8.7% 늘어난 27만1523대를 기록하며 14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업계 관계자는 “극한의 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강성이 높은 프레임 타입 차체가 적용된 SUV가 저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강한 차체’ 모하비 판매 열풍
모하비는 2008년 4월 출시된 뒤 첫해 8899대가 판매됐다. 그러나 2010년 5666대로 판매량이 줄었다. 값이 비싸고, 승차감이 떨어지며, 연비도 낮다는 이유에서다.
판매 부진은 일시적이었다. 모하비만큼 야외활동에 딱 맞는 차가 없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2011년 7660대로 반등하더니 2014년엔 처음으로 1만대를 돌파(1만581대)했다. 올해 2월 출시된 신형 모하비는 지난달까지 6개월간 8911대가 팔렸다. 월평균 1485대가 팔린 것으로 2008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기아차는 모하비의 ‘회춘(回春)’ 비결로 충격에 강한 프레임 타입 차체를 꼽는다. 최근 생산되는 자동차는 대부분 차체 주요 부품을 한덩어리로 조립하는 모노코크 방식을 적용한다. 차체가 가볍고 생산성이 높기 때문이다.
모하비는 특수강을 바둑판 모양으로 짠 철골 구조물 위에 엔진과 변속기·추진축, 차대 등을 차례로 얹는 프레임 방식을 택했다. 상대적으로 무겁고 승차감도 떨어지지만 강하고 뒤틀림이 없다. 국산 SUV 중 프레임 타입 차체는 모하비와 쌍용차의 코란도스포츠·렉스턴W밖에 없다. 3000㏄급 대형 SUV는 모하비가 유일하다. 기아차 관계자는 “프레임 방식은 특수강 언더보디가 아래에서 받쳐주기 때문에 산악 등 험한 지형을 달려도 뒤틀림이 적고 안전하다”며 “승차감은 뒷바퀴 부분에 공기로 충격을 줄여주는 공기완충기를 달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실용성 돋보이는 코란도스포츠
쌍용차 프레임 타입 SUV인 코란도스포츠도 시간이 갈수록 판매량이 늘고 있다. 출시 첫해인 2012년에는 2만370대였지만 지난해 2만5905대까지 증가했다. 이 차는 프레임 차체의 단단함과 더불어 국내에 단 하나뿐인 픽업트럭(짐칸에 덮개가 없는 중소형 트럭)이라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5인승 SUV에 최대 400㎏을 실을 수 있는 적재함을 갖춰 운전자의 아웃도어 활동은 물론이고 소상공인 영업에도 많이 쓰인다. 상용차로 분류돼 연 자동차세가 2만8500원밖에 안 되는 데다 개인사업자는 차량 가격의 10%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을 수 있는 점도 소비자가 선호하는 요인이다.
교황이 선택한 벤츠의 ‘G바겐’
수입차 업체도 강한 차체를 선호하는 소비자를 잡기 위해 프레임 타입 SUV를 판매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초대형 SUV G클래스는 본래 군용으로 개발돼 2차 세계대전에서도 활용된 차종이다. 1979년 민간용으로 상용화한 모델이 처음 나온 지 3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군용 차량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G클래스는 흔히 G바겐으로도 불린다. 독일어로 험한 지형(gelande)과 자동차(wagen)를 합친 말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프레임 타입 차체의 강성, 안전성과 더불어 강력한 비포장도로 주행성능 덕분에 G바겐은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며 “1980년대엔 교황의 방탄 의전차로 사용됐고, 영화배우 원빈 씨와 축구해설가 차범근 씨 등 유명인의 ‘애마’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SUV 브랜드 지프(JEEP)가 생산하는 ‘랭글러’도 출시된 지 75년이 지났지만 프레임 차제를 유지하고 있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FCA 최고경영자는 최근 “프레임 차체는 1941년 군용 차량으로 제작된 랭글러의 안전성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핵심 요소”라며 “내년 완전변경 모델을 내놓을 랭글러는 앞으로도 오프로드 특성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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