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서 대의원대회
부산 대회장 참석한 문재인, 세 후보 만나 덕담 인사만
[ 은정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김상곤·이종걸·추미애(기호순) 후보가 11일 일제히 부산·경남(PK) 지역으로 달려갔다. PK 지역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를 배출한 지역으로, ‘친문(친문재인)’ 표심 잡기 경쟁이 다른 어느 지역보다 치열한 곳이다. 세 후보는 부산이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점을 감안해 ‘노무현 마케팅’을 벌이는 등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친문진영 구애에 나섰다.
새누리당이 이정현 대표를 첫 호남 출신 당 대표로 선출하면서 보수진영 내에서 ‘서진론’이 부각되자 야권 내에서도 ‘동진론’으로 응수하자는 주장에 따른 움직임이다.
이날 세 후보는 울산 MBC 컨벤션홀에서 열린 울산 대의원대회와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개최된 부산 대의원대회에서 새누리당 호남 당 대표의 등장으로 야권 지지층이 동요할 가능성을 경계하며 자신이야말로 정권 교체를 이뤄낼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호남과 영남 모두 최대의 관심은 정권 교체”라며 “6개월 전 대선 경선을 마무리하고 대선후보와 함께 집행기구를 세우는 등 당 중심의 대선을 준비해 대선 후보 혼자 싸우지 않게 하는 데 당력을 모으겠다”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승리를 위해 2002년 소수파인 노무현을 선택했고 이곳에서 노 대통령을 만들어낸 강한 기쁨을 봤다”며 “매번 소수파에 서면서 대세보다 통합이 승리라는 가치를 봤기 때문에 이제 그 선봉에서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추 후보는 “이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맞서는 것은 정의가 아니다’며 여당 의원에게 재갈을 물리면서 군기반장을 자임하고 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발탁하고 노 전 대통령이 실력을 인정한 내가 분열을 끝내고 강력한 야당 건설을 위해 강단 있게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당내 유력 대권주자인 문 전 대표는 이날 대의원 자격으로 부산 대의원대회장을 방문했다. 전당대회 레이스가 시작된 이후 문 전 대표와 후보들이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합동 연설회가 끝난 뒤 문 전 대표는 세 후보를 모두 만나 덕담을 건넸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문 전 대표는 “지금 우리 당은 변화도 필요하고 단합과 확장도 필요하다”며 “어떤 지도부가 바람직한지 우리 당원들이 현명하게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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