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가 세계 사격 사상 최초로 3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진종오는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사격 센터에서 열린 50m 권총 결선 9번째 격발에서 6.6을 쐈다. 막판 대역전으로 올림픽 신기록까지 세우며 정상에 올랐지만 가슴이 철렁한 순간이었다.
경기 후 "6점을 쏘고 나서 정신 차렸다"며 "그렇게 실수를 한 게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고 웃었지만 사실 진종오의 메달엔 언제나 비슷한 사연이 따라다녔다.
진종오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뼈아픈 경험을 한 바 있다. 당시 올림픽 첫 출전이던 진종오는 긴장한 나머지 마지막 격발을 6.9에 쐈다. 눈앞에 왔던 금메달이 은메달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때 실수가 아니었다면 리우에선 50m 권총 3연패가 아닌 4연패가 달성됐을 것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선 악몽이 재현될 뻔 했다. 역시 마지막 격발이 문제였다. 진종오는 8.2를 쏘고 낙심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극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진종오를 추격하던 선수들도 잇달아 실수를 범한 것이다. 진종오는 관중의 환호를 듣고서야 자신이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는 걸 알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다 癬?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았다.
8년 만에 '진종오 극장'의 문을 다시 연 진종오는 4년 뒤 도쿄에 대한 언급을 하기도 했다.
진종오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라는 분들도 계시다"면서 "미안하지만 나는 아직 은퇴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정정당당하게 경기하고 싶다"며 "내게 은퇴를 하라고 말하는 건 가장 사랑하는 사격을 빼앗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