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은행 예금상품에 한국 '큰손' 뭉칫돈

입력 2016-08-10 18:37
도하은행 정기예금 유동화상품
동부증권, 1950억원어치 완판


[ 서기열 기자 ] 중국계 은행에 이어 카타르 은행의 정기예금 상품에도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본지 8월6일자 A1면 참조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부증권이 지난 8일 내놓은 카타르 도하은행 정기예금 유동화 증권 1950억원어치가 하루 만에 완판됐다.

정기예금 유동화 증권이란 정기예금에서 나오는 원리금을 ‘사고팔 수 있는 증권’ 형태로 만든 금융상품이다. 동부증권은 특수목적회사(SPC) 네오비즈테크를 통해 약 1950억원을 달러로 환전해 도하은행 정기예금에 예치한 뒤 여기서 나오는 이자와 원금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원화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했다.

만기가 360일인 이번 ABCP의 신용등급은 최상위권인 A1, 연 수익률은 1%대 후반으로 알려졌다. 주로 연기금과 공제회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도하은행 예금 상품은 이번이 두 번째. 지난 3일 1900억원어치가 처음 나와 모두 팔렸다. 도하은행에 앞서 올해 처음 등장한 카타르국립은행(QNB) 정기예금 유동화 증권은 지금까지 약 3조원어치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 은행 정기예금 상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원금손실 위험이 거의 없는 데다 국내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1.52%)보다 소폭 높기 때문이다. 기관투자가들이 초저금리 시대에 0.1%포인트라도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중원 동부증권 FICC하이브리드팀장은 “오일머니가 줄어들면서 자금을 유치하려는 중동 은행들이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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