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트렌드] 여심 파고드는 모바일 게임 '봇물'

입력 2016-08-08 16:06
수정 2016-08-08 16:07
아이러브니키·놀러와마이홈 등
RPG위주 게임판서 틈새 노려


[ 유하늘 기자 ]
국내 게임개발사 프리즘넷은 산리오디지털코리아와 헬로키티 캐릭터 판권 계약을 맺었다고 7일 발표했다. 프리즘넷은 이를 바탕으로 모바일게임 ‘헬로키티 마이샵’(가제)을 오는 10월 출시할 계획이다. 마이샵은 헬로키티를 비롯해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활용, 의류 보석 커피 베이커리 등 상점을 꾸미고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는 여성 취향의 소셜네트워크게임(SNG)이다.

헬로키티 마이샵처럼 여성 이용자를 위한 게임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파티게임즈의 옷입히기 게임 ‘아이러브니키’, 카카오게임즈의 ‘놀러와마이홈’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게임사가 역할수행게임(RPG) 개발에 몰두하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여성 취향 캐주얼게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여성 취향 캐주얼게임은 모바일게임 시장 태동기인 2010년대 초반에 많은 주목을 받았다. 선데이토즈의 애니팡, 파티게임즈의 아이러브커피 등이 대표적이다. 2012년 하반기 출시된 애니팡은 서비스 시작 74일 만에 다운로드 2000만건을 돌파했다. 국내 사용자만으로 다운로드 수 2000만명을 넘긴 게임은 애니팡이 처음이다. 같은 해 파티게임즈가 만든 커피숍 경영 게임 ‘아이러브커피’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 태국 대만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가입자 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20~3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아기자기한 캐릭터 및 아이템이 특징이다. 이대형 파티게임즈 대표가 잠실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한 경험을 살려 개발했다.

그러나 2013년 넷마블의 ‘몬스터길들이기’, 2014년 액션스퀘어의 ‘블레이드’ 등 RPG가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게임사들은 SNG 등 캐주얼게임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이후 앱(응용프로그램) 마켓 게임 매출 순위 상위권은 사실상 RPG가 독차지했다. 지난 3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 매출 10위 안에 캐주얼게임은 넷마블의 ‘모두의마블’과 NHN픽셀큐브의 ‘프렌즈팝’ 두 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난달 5일 파티게임즈가 카카오와 공동 출시한 아이러브니키가 인기를 끌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아이러브니키는 주어진 임무에 따라 캐릭터에 옷을 입히는 게임이다. 다른 이용자와 스타일 대결을 펼칠 수도 있다. 직접 꾸민 캐릭터를 올리면 다른 이용자에게 평가받을 수 있는 ‘오디션’ 기능이 참신하다는 평이다. 이 게임은 이용자 중 70%가량을 차지하는 10~20대 여성에게 호평받으며 출시 3주 만인 지난달 27일 다운로드 수 200만건을 돌파했다.

카카오게임도 SNG 신작 놀러와마이홈을 이달 4일 출시했다. 사전예약자 100만명을 넘긴 놀러와마이홈은 집 꾸미기 게임으로 여러 가지 가구, 소품, 벽지 등을 골라 자신만의 공간을 꾸밀 수 있다. 싸이월드의 미니룸 꾸미기와 비슷해 게이머 사이에선 ‘제2의 싸이월드’로 불린다. 2013년 출시돼 큰 인기를 끈 SNG ‘에브리타운’ 시리즈를 제작한 김대진 슈퍼노바일레븐 대표가 개발을 맡아 기대를 모은 게임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여심을 파고드는 모바일게임의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틈새전략이 통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민균 케이큐브벤처스 상무는 “요즘 모바일게임은 대부분 RPG라 여성이 즐길 게임이 없다”며 “그동안 관심 밖에 있던 여성 유저를 노린 게임이 앞으로도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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