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구조조정 효과…중국 철강 공급과잉 해소 조짐
올 들어 주가 30% 올라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급증…2분기 영업이익 17% 늘어
중국 철강업체 합병 마무리땐 철강가격 상승도 기대
[ 김익환 기자 ]
포스코가 2년여 만에 세계 철강업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탈환했다. 기업가치 측면에서 세계 최고 철강업체임을 다시 확인한 셈이다.
포스코는 2014년 실적이 나빠지면서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일본 신일철주금(신일본제철+스미토모금속) 등에 내줬다. 하지만 강도 높은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고 자동차강판을 비롯해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면서 주가가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계열사 45곳 구조조정
포스코는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2.2% 내린 21만8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기관투자가가 차익실현에 나서며 하락했지만 올 들어서는 30.9% 올랐다. 지난 3일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19조4427억원으로 신일철주금(약 19조700억원), 미국 뉴코(약 18조8700억원), 아르셀로미탈(약 16조9000억원) 등 쟁쟁한 글로벌 철강사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포스코가 세계 철강업계 시가총액 1위에 오른 것은 2014년 10월31일 이후 처음이 ?
물론 이날 주가 하락으로 신일철주금에 1위 자리를 다시 내주며 엎치락뒤치락 경쟁하는 양상이다. 포스코는 구조조정 효과를 바탕으로 1위 자리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이 2014년 3월 취임한 이후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4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계열사 45곳을 합병하거나 청산하는 등의 방식으로 정리했고 36개 자산을 매각했다. 포스코는 올 하반기에도 국내외 계열사 28곳을 추가로 처분할 계획이다. 구조조정을 통해 확보한 유동성으로 차입금을 갚아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75.9%로 지난해 말보다 2.5%포인트 하락했다.
호전되는 실적도 주가를 밀어올리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포스코는 지난 2분기에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 늘어난 712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47.5% 증가한 3105억원을 올렸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월드프리미엄(WP) 판매량이 매분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 실적 향상의 배경으로 꼽힌다. 김영중 포스코 마케팅전략그룹장은 “영업이익률이 15~20%에 이르는 WP 제품이 실적 개선의 일등공신”이라며 “2분기 WP 제품 판매량은 383만9000t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철강 생산량 감축 기대
중국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는 것도 포스코 주가에 긍정적 재료다. 조강 생산량 기준 세계 5위인 중국 바오산강철이 세계 11위 우한강철과 합병한다고 지난 6월 발표한 데 이어 세계 2위 허베이강철과 세계 9위 서우두강철의 합병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는 합병을 통해 조강 생산량을 줄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