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더니 건강한 사람에게 비싼 보험 권유… 금감원, 간편심사보험 손본다
일부 보험사들이 영업실적을 올리기 위해 고령자·유병자가 아닌 건강한 사람에게도 ‘간편심사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간편심사보험과 관련한 보험사들의 악용사례를 적발했다고 3일 발표했다. 간편심사보험은 일반 보험에 가입하기 어려운 고령자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도 쉽게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보험’으로 불린다. 까다로운 일반보험 가입심사와 달리 이 보험은 최근 3개월 이내에 입원,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사 진단이 있었는지, 최근 2년 내 입원·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지 등만 따진 뒤 가입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일반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1.1~2배 가량 비싸지만 질병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가입건수가 2013년 63만2000건에서 올해 6월 202만6000건으로 급증했다.
문제는 일부 보험사들이 실적을 올리기 위해 건강한 사람들에게 간편심사보험을 판다는 데 있다. 일부 보험사는 간편심사보험 가입을 늘리기 위해 일반보험 보장범위를 일부러 축소해 설명하기도 했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간편심사보험 취지와 달리 가입자의 과거 질환을 이유로 가입금액을 축소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간편심사보험 가입자는 암 수술 등 중대질환 치료 경력만 보험사에 알리면 될 뿐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은 알릴 필요가 없는데, 일부 보험사는 보험개발원 등을 통해 가입자의 과거 병력을 조회해 보장한도를 줄였다. 금감원은 이번에 적발된 알리안츠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20개 보험사에 46개 간편심사보험 사업방법서, 약관 등을 고치도록 지도하기로 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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