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재 기자 ] 일본은행(BOJ)이 상장지수펀드(ETF)의 매입 규모를 늘리는 추가 완화책을 내놨다. 그러나 시장의 기대에는 대폭 못 미친다는 평가다.
BOJ는 29일 금융정책결정 회의 결과를 열고, ETF 매입 규모를 기존 3조3000억엔(약 35조원)에서 6조엔(약 65조원)으로 늘렸다고 발표했다.
다만 기준금리와 자산매입 규모는 현행 마이너스(-) 0.1%와 80조엔(약 869조원)으로 동결했다. 금융정책 결정 위원 9명 중 8명이 현행 통화정책 및 기준금리 유지에 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BOJ의 소극적인 완화 정책 소식이 전해지자 엔화 가치는 급등(엔·달러 환율 하락)했다. 이날 오후 1시39분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18엔(2.07%) 내린 103.09엔에 거래되고 있다. BOJ 결과 발표와 함께 102엔대로 떨어진 뒤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이번 결정은 시장의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엔화 가치가 급등하는 등 실망감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장은 BOJ가 대폭 완화된 통화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뒤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공언했기 때문이다. 특히 아베 총리가 개각과 함께 총 28조엔(약 301조원)대의 부양책을 준비중인 만큼, BOJ도 완화 정책을 펼칠 痼繭?전망이 많았다.
민 연구원은 "이번 결과에 따라 당분간 엔고(高) 현상은 이어질 전망"이라며 "이와 함께 일본 정부가 재정 정책 방향을 어디로 잡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달 4일 예정된 영국 중앙은행(BOE) 통화정책회의 등을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일본은행은 이날 2017 회계연도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지난달과 같은 1.7%로 전망했다. 또 올해 전망치는 기존 0.5%에서 0.1%로 하향 조정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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