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대형 증권사 레버리지 전략 재검토해야"

입력 2016-07-28 08:49
서울신용평가 "글로벌 IB는 금융위기 이후 레버리지 축소"
차입부채비중 국내 빅6 2006년 287%에서 작년 566%로 늘어
글로벌 빅2는 1535%에서 352%로 급감
"글로벌 신평사 자본시장에서 대규모 차입은 신용 리스크"
"한국도 구제금융 가능성 낮아지면 차입부채 비중 엄격히 평가해야"


이 기사는 07월27일(06:0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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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이 대형 투자은행(IB)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레버리지(차입부채)를 활용한 몸집 키우기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권사 부채를 바라보는 신용평가사들의 태도가 엄격해지고 있어서다. 자기자본투자(PI)를 줄이고 자산관리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글로벌 IB들의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신용평가는 27일 ‘국내외 증권사의 엇갈린 행보’라는 보고서를 내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사업구조와 재무구조가 글로벌 IB와 정반대로 直殆눼?rdquo;며 “향후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줄어들게 된다면 증권사 신용평가시 레버리지 배율과 차입부채비중을 보다 엄격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현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대형증권사 6곳(빅6)은 레버리지 확대를 통한 사업다각화로 수익을 늘려온 데 비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IB(빅2)는 수익 안정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바꿔온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빅6의 운용자산은 2006년 46조원에서 지난해 172조원으로 273.8% 늘었다. 이 과정에서 환매조건부채권(RP)과 파생결합증권 등을 발행하며 레버리지를 확대했고, 수익구조를 위탁매매 수수료 중심에서 IB부문과 P)부문 등으로 사업을 다양화했다. 반면 글로벌 빅2의 운용자산은 2006년 2조1980억억달러에서 작년 1조5990억달러로 27.3% 줄어들었다. 레버리지 비율을 낮추는 과정에서 PI부문의 비중은 줄어들고 자산관리 부문의 비중이 증가했다.

특히 자금조달 리스크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차입부채비중에서 국내 빅6와 글로벌 빅2는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였다. 국내 빅6의 총자본 대비 차입부채 비중은 2006년 286.7%에서 작년 565.6%로 두배 가까이 높아진 반면 글로벌 빅2의 차입부채 비중은 같은 기간 1535%에서 352%로 크게 낮아졌다.

정승환 서울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대형 투자은행의 위기는 대규모 RP 환매에서 촉발됐다”며 “무디스 등 글로벌 신평사들은 IB들이 자본시장에서 대규모로 차입자금을 조달하면 변동성이 커진다고 봐 신용도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간주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IB들을 더이?정책적으로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그동안 대형 IB 육성이라는 틀에서 몸집을 키워왔지만 최근 상황이 바뀌고 있다. 금융 당국은 증권사에 대해 레버리지 규제를 도입했고, 주가연계증권 등 급성장한 금융상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 정 연구원은 “정부의 적극적인 구제금융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국내 증권사들도 사업전략을 전환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 됐다”며 “신평사 입장에서 증권사의 레버리지와 차입부채에 대한 평가를 보다 강화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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