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순 디지털전략부 기자) 얼마 전에 모 인터넷 시장조사기관 미디어 부문 담당자를 만났습니다. 개인화 기기인 스마트폰, 개인 간 연결 기반의 소셜네트워크 등이 시장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들었습니다.
기억나는대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고정형 PC 환경에서 가장 활동적인 이용자들은 50대입니다. 이들은 특히 댓글을 많이 달면서 적극적인 의사표현을 합니다. 일부 신문사 사이트의 댓글을 주도하는 연령층이기도 하죠. 50대는 상대적으로 여유 시간이 많을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 민감합니다. 한국정치의 급변을 경험한 대표적인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그런데 이들은 콘텐츠 이용 환경을 모바일로 가장 빠르게 옮기고 있습니다. 문제는 모바일로 이행한 50대가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사이즈가 작은 스크린에 적응하는 것이 어려워서죠. 특히 50대 후반에서 60대들은 자연스럽게 이용 편의성이 월등한 TV수상기-방송으로 몰리게 됩니다. 지상파를 비롯해 주요 방송사 시청층이 대체로 고령층이라는 데이터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셋째, 현재 모바일에서 가장 많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연령대는 30대입니다. 이들은 재테크(집)-교육(자녀, 자기계발)-노후(불확실성) 문제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갖습니다. 이보다는 젊은 20대의 경우는 학점-취업-연애(성) 이 세 가지에 초점을 둡니다.
인터넷 시장조사기관 관계자는 "콘텐츠 생산자들은 30대가 바라는 라이프스타일(자기욕구) 콘텐츠 생산을 강화해야 하고, 모바일 전용 콘텐츠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30대는 가장 많은 비용지출 의사가 있는 계층으로 40대까지 지적인 탐색과 활동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콘텐츠 생산자들은 특히 라이프스타일 소재에 주안점을 둬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관점에서 다루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멀티미디어 기반의 투자도 이뤄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 전문인력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가능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우열이 당연히 일어나게 됩니다. 물론 모바일 생태계가 반드시 비즈니스 모델을 약속하는 것은 아닙니다.
콘텐츠 생산자에게는 투자 필요성과 미래 불확실성이란 상반된 상황을 초래하는 것이죠. 상대적으로 이용자층이 얇고 킬러 콘텐츠가 부족한 언론사는 결국 타깃 콘텐츠 생산과 신뢰도 및 충성도 확보라는 과제가 남는데요. 빠른 시간 내에 도달가능한 목표는 아니므로 결국 투자 재원이 문제가 됩니다. "고전적인 뉴스만으로 생존할 수 있는 시대가 끝났다"는 점에서 사업다각화가 거론되기도 하죠. 완전히 이질적인 사업을 하는 기업(서비스)과 협업(collaboration)해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이때 종래의 기자들에게 기댈 것이 아니라 젊은 세대의 관점을 이해하고 기술을 아우를 수 있는 전문가들의 확보가 중요합니다. 즉, 뉴스조직에 새로운 수혈이 필요한 겁니다. 인터넷 시장조사기관 관계자는 "빠 0?변하는 시장에 걸맞는 처방전으로는 뻔한 결론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안 되는 부분인 것도 사실이 아닌가"라고 반문합니다. 새로운 관점·사고체계·사용도구를 가진 사람들이 신흥 미디어 기업의 성장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더 이상 회피할 수 없는 일인 듯 합니다. (끝) / soon6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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