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롯데, 베트남 영화시장 장악…스크린 65%·배급 70% 차지

입력 2016-07-26 17:55
유재혁 전문기자의 문화산업 리포트

CJ CGV
34개 극장 223개 스크린 점유…상반기 매출 35% 증가한 504억

롯데시네마
26개관에 115개 스크린 운영…매출 30%·영업이익 87.6% 증가


[ 유재혁 기자 ]
CJ CGV와 롯데시네마 등 한국 업체들이 베트남 영화산업을 이끌고 있다. 올 상반기 베트남 극장시장의 65%, 배급시장의 70%를 장악하는 등 현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CJ CGV는 26일 현재 호찌민과 하노이 등 베트남 전역에 34개 극장, 223개 스크린을 열고 있다. 롯데시네마도 26개관, 115개 스크린을 운영하고 있다. 두 업체는 올 상반기에만 스크린을 약 50개 늘리면서 베트남 전체 500여개 스크린의 65%를 점유하고 있다.

베트남 1위 극장체인인 CJ CGV의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한 504억원, 영업이익은 44% 늘어난 78억원을 기록했다. 목표를 초과한 실적 달성이다. 롯데시네마의 같은 기간 매출은 29.9%, 영업이익은 87.6% 늘었다.

두 업체가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은 구킹?높은 호찌민과 하노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진출하고, 영화관 매점의 메뉴를 다양화한 덕분이다. 대도시 영화 관람권 가격은 지방보다 30% 이상 높다.

CJ CGV에 따르면 베트남의 연간 1인당 소득(구매력 기준)은 한국의 4분의 1 수준인 7000달러인 데 비해 대도시 영화 관람권 가격은 한국의 절반 수준인 4500원이다. CJ CGV는 알이 굵은 고급 팝콘과 캐릭터가 새겨진 팝콘 등 가격이 비싼 메뉴를 개발해 판매 비중을 높였다.

극장 설비 비용을 낮춰 극장 수를 늘리면서도 영업이익을 확대했다. 내부 인테리어는 100% 현지 조달로 바꿨다. 내부 설계는 CGV의 정체성을 유지하되, 굴곡을 최대한 줄여 설치비용을 낮췄다. 광고의 역할도 컸다. 광고 매출이 2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어 올 상반기에만 90억원에 달했다. 광고업체는 글로벌 브랜드 중심에서 현지 브랜드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CJ CGV는 배급사업에도 뛰어들어 올 상반기 70%의 점유율을 올렸다. 유니버설, 파라마운트, 디즈니 등 할리우드 메이저들의 영화를 독점 배급했고, 워너브러더스의 영화도 대부분 배급 계약을 따냈다. 올 상반기 베트남 현지 영화 배급 점유율도 1위를 차지했다.

베트남의 자국산 영화 점유율은 35%다. 베트남인은 문화적 자긍심이 강해 한국 일본 중국처럼 자국산 점유율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영화 ‘수상한 그녀’를 현지어로 리메이크한 ‘내가 니 할매다’의 흥행 실적은 외화까지 포함해 사상 최고인 480만달러를 기록했다.

CJ CGV와 롯데시네마는 쾌적한 실내 환경과 다양한 영화관 구성으로 현지인을 사로잡았다. 일반관뿐 아니라 아이맥스, 4DX, 골드클래스, 침대관 등 특수관을 많이 도입했다.

베트남 경제는 연평균 6%씩 성장하고 있고, 영화시장은 매년 20% 이상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 베트남 전체 영화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증가한 75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인구는 9300만명인 데 비해 지난해 총 관객은 약 3000만명에 불과하고 25세 이하 인구가 전체의 60%를 차지한다. 1인당 관람 횟수는 연 0.3회 안팎으로 성장 잠재력이 크다. 한국의 1인당 관람 횟수는 연 4회다. 곽동원 CJ CGV 베트남법인장은 “베트남 영화시장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극장 수를 늘리고 현지 영화 직접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호찌민=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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