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펀드에 사상최대 '뭉칫돈'

입력 2016-07-25 17:06
상반기 1조6682억원…민간이 투자 주도


[ 안재광 기자 ] 올 상반기 국내에서 새로 조성된 벤처펀드가 사상 최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초반에 이어 ‘제2의 벤처 투자 붐’이 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소기업청은 올 상반기 벤처펀드 신규 조성액이 1조668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6181억원) 대비 169.9% 증가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중소기업청이 이날 발표한 ‘상반기 벤처펀드 투자동향’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일반 기업과 증권사, 보험사, 은행 등 민간 부문이 투자를 주도했다는 것이다. 과거엔 벤처펀드 투자의 주체가 정책성 자금인 경우가 많았다. 모태펀드와 성장사다리펀드, 산업은행, 지방자치단체 등이 전체 벤처펀드 조성액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엔 민간 부문의 벤처펀드 신규 출자액이 1조792억원으로 전체의 64.6%였다.

이는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벤처 투자에 대한 규제를 개선하고 민간 출자자에 대한 인센티브(유인책)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모태펀드 의무출자 규제 완화 △소규모 벤처캐피털 도입 △P2P(개인 간) 온라인 대출 등 핀테크(금융+기술) 투자 허용 △유한책임투자자(LP) 지분 처분규제 완화 등 벤처 투자 정책을 잇달아 쏟아냈다. 올해도 기업의 벤처펀드 출자시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교환사채(EB) 등 다양한 신규 투자 방식을 도입하기로 하는 등 추가 제도 개선안을 내놨다.

올 상반기 벤처기업에 투자된 금액은 948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지만 온전히 줄었다고 보긴 힘들다. 작년 상반기 벤처 투자가 사상 최대여서 ‘기저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올 상반기 투자업체 수는 589개로 작년 동기(532개사) 대비 10.7% 늘었다.

올 상반기 투자된 금액 중 창업 3년 미만 초기 기업이 39.6%로 가장 많았다. 창업 3~7년은 30.4%, 7년 초과 기업은 30%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의약, 바이오 등 생명공학 분야 투자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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