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순신 기자 ]
르노삼성자동차 SM7 택시가 이달 초 나오면서 현대·기아자동차가 독식하던 준대형 택시 시장에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르노삼성은 SM7 택시에 고유 스타일과 영업용에 특화한 각종 편의장치를 대폭 적용했다. 가격은 경쟁 모델보다 117만~145만원 낮게 내놨다. 고급 택시 시장에서 후발 주자인 만큼 낮은 가격과 높은 성능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SM7 택시에 적용된 편의장치 중 대표적인 게 SM5 택시부터 사용된 도넛탱크다. 도넛탱크는 기존 트렁크의 절반을 차지하던 LPG 연료탱크를 납작한 환형 탱크로 제작해 스페어타이어 공간에 탑재한 것이다. 도넛탱크는 그간 택시 기사들의 불만이던 좁은 트렁크 공간 문제를 해결해줬다는 평가다. 후방 충돌 때 실린더형 탱크와 달리 연료통이 승객 탑승공간으로 밀려들어오지 않아 훨씬 더 안전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은 2013년 영업본부 부사장으로 선임된 뒤 택시업계와 정기적으로 만나며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는 데 주력했다. 도넛탱크도 이 과정에서 탄생했다. 르노삼성은 200억원을 투자해 도넛탱크를 개발한 뒤 특허를 취득했다.
도넛탱크가 적용된 SM7 택시의 트렁크 용량은 가솔린 모델(487L)의 85% 수준인 414L다. 실린더형 탱크를 장착한 경쟁 차종(250L)보다 65.6% 공간이 크다. 르노삼성은 도넛탱크를 개발하며 기존 실린더형보다 강도는 20% 높으면서 무게는 가벼운 강판을 사용해 탱크 두께를 15% 늘렸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도넛탱크에 멀티밸브시스템을 적용해 연료공급 안전성을 강화했다”며 “경쟁 모델보다 네 배나 늘어난 차량 하부 장착형 대형 연료필터를 사용해 유지비 절감에도 보탬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택시 운전자를 위한 고급 편의사양들로 손만 넣어도 열리는 매직 핸들, 전자식 파킹브레이크, 전자식 룸미러, 운전석 파워시트와 요추받침장치, 빗물량을 감지하는 레인센싱 와이퍼, 블루투스·핸즈프리 등을 장착했다.
차량 실내 인테리어에서도 6기통 모델에 적용된 프리미엄 블랙 가죽시트와 프레스티지펄 우드디자인을 채택해 고급스러움이 돋보이도록 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SM7 택시를 출시함에 따라 SM5와 더불어 중형에서 준대형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축했다”며 “택시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이달부터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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