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무한 팽창'의 비밀] '비싼 슈퍼'서 '1인가구 냉장고'로

입력 2016-07-24 17:38
편의점 변천사


[ 정인설 기자 ] 편의점은 동네 구멍가게를 대체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비싼 슈퍼’에서 ‘현대판 만물상’ ‘1인 가구의 냉장고’로 변신하며 소비생활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편의점은 1982년 야간 통행금지와 함께 등장했다. ‘롯데세븐’이란 편의점이 시초였다. 하지만 당시 생활상과 맞지 않아 2년 만에 문을 닫았다. 현재와 같은 프랜차이즈 형태의 편의점이 생긴 것은 1989년. 서울 방이동에 들어선 세븐일레븐 올림픽선수촌점이다. 지금도 영업하고 있다. 이듬해 훼미리마트(현 CU)와 LG유통(현 GS25) 등이 뛰어들며 ‘판’이 커졌다.

도입 초기에는 편의점이라는 업태가 생소해 ‘서구식 소매점’이나 ‘미국식 구멍가게’라는 설명이 붙었다. 1990년대만 해도 대부분 슈퍼마켓에서 물건 값의 10%를 판매자 재량으로 깎아줘 편의점 물건이 일반 슈퍼보다 비싸다는 원성을 들었다. 그래도 밝은 매장 분위기와 24시간 문을 연다는 장점 때문에 빠르게 확산됐다. 컵라면과 바나나우유의 인기를 바탕으로 프랜차이즈 편의점 1호점이 등장한 지 4년 만인 1993년 1000호점을 돌파했다.

외환위기 여파로 1998년 매출이 뒷걸음질친 것을 빼고는 2000년 이후 편의점 산업은 매년 성장했다. 한·일 월드컵이 열린 2002년에는 삼각김밥과 샌드위치가 대중화하며 매출 증가율이 40%를 넘었다. 이후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며 18년 만인 2007년 1만호점 시대를 열었다. 2008년엔 지하철역과 한강공원에도 편의점이 들어섰다. 2009년부터 편의점에서 세금을 낼 수 있게 됐고, 2010년엔 국제택배 서비스까지 가능해졌다.

2011년 이후 편의점업계 인수합병(M&A)이 이뤄지면서 한때 10여개에 달한 편의점 브랜드는 CU와 GS25, 세븐일레븐 ‘빅3’ 체제로 재편됐다. 대형 편의점들은 자체 상표(PB) 상품을 강화하고 1인 가구를 겨냥한 상품을 본격적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