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재무장관 회의
모든 보호주의 배격 선언
[ 서정환 / 김동윤 기자 ]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과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23~24일 중국 쓰찬성 청두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또다시 환율정책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최근 한 달간 엔고(高)가 주춤하면서 한숨 돌린 아소 재무상은 중국 위안화 가치 절하를 물고 늘어졌다.
루 장관은 지난 23일 아소 재무상과의 회담에서 “통화를 의도적으로 낮게 유도하는 통화가치 인하 경쟁은 피해야 한다는 G20 합의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급격한 엔고에 대해선 시장개입을 불사할 자세를 보여온 일본 정부를 견제했다는 분석이다. 아소 재무상은 “앞으로도 시장 안정에 만전을 기하는 것은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발언으로 맞받아쳤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 결정 이후 달러당 99엔대까지 급등했던 엔화 가치가 지난 주말 106엔대로 떨어지면서 아소 재무상의 시장개입성 발언 강도는 조금 약해졌다는 해석이다.
루 장관과 아소 재무상은 지난 4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와 5월 일본 센다이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서 잇달아 환율 정책을 놓고 정면 役므杉? 아소 재무상이 “한쪽으로 편향된 (엔고의) 투기적인 움직임”이라며 시장개입 의사를 보이면 루 장관은 “(엔화) 외환시장은 무질서한 상황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최근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위안화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아소 재무상은 “위안화 환율 정책의 투명성 제고가 중요하다는 데 (루 장관과)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6.7위안까지 떨어지면서 약 6년 만에 최저로 하락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의 완만한 약세를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G20는 회의 후 공동성명에서 “경쟁적인 환율 저하를 지양하고 경쟁적인 목적으로 환율을 조작하지 않는다는 등의 기존 환율 관련 합의를 재확인한다”고 발표했다.
브렉시트 결정 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 대해선 모든 정책수단을 활용해 경기 부양에 나서기로 했다. 루 장관은 “G20 국가들이 재정, 통화정책과 구조조정 등 모든 정책 수단을 활용해 동반성장을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G20도 “향후 금융불안 등 단기적 위기에 적극 대응하자”며 “세계 무역질서의 후퇴를 방지하기 위해 영국과 EU 간 원활한 협의의 추진을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미국 우선주의’로 대표되는 보호무역주의 대두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G20는 “향후 보호무역주의 등 자국 중심적 정책의 확산, 정치적 극단주의 심화 등이 세계 경제의 새로운 리스크 요인”이라며 “모든 종류의 보호주의를 배격한다”고 선언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베이징=김동윤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