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를 사는 사람들은 가방 시계 등 액세서리부터 크게는 아파트, 사무실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을 리모델링한다. 지금까지 쓰던 것을 버리자니 아깝고, 계속 쓰기에는 어딘지 부족하기 때문이다. 예전엔 꽤 유용했던 물건도 시간이 흐르고 외부 환경이 바뀌면 유행에 밀리고 활용도가 줄면서 만족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대학 졸업까지 24년 동안 배운 것을 가지고 60년 이상을 살아가려면 ‘평생학습’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배운 것을 계속 발전시키고 직업도 리모델링하면서 경쟁력을 쌓아나가야 한다.
그렇다면 보험은 어떨까.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관련 지표를 점검하고 시세를 확인하는 등 공부와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내가 투자한 기업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서 분식회계처럼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악재는 없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도 한다. 그런데 보험은 ‘장기 금융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해 주식만큼 공부하지 않고 관심을 쏟지 않는 사람이 많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가입해 둔 보험상품을 오랜 기간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월이 흐르면 분명 달라지는 것들이 있다. 당시 여러 리스크를 잘 판단해 자신에게 꼭 필요한 상품에 가입했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그 사이 이직을 했거나 새로운 가족이 생겼을 수도 있다. 환경과 여건이 변했다는 것은 나에게 생길 수 있는 리스크도 달라졌다는 의미다. 이런 변화에 맞춰 보험도 다시 살펴보고 리모델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물론 보험의 속성상 리모델링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럴 때는 본인과 배우자, 자녀, 부모님의 보장 상태부터 꼼꼼히 확인해 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각자가 가입한 보험상품이 어떤 위험을 보장하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다. 이 자료를 토대로 개개인의 상황에 맞게 보험 리모델링을 해보는 건 어떨까. 크게 어렵지도 돈이 들지도 않는 일이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점점 길어지는 수명과 각종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맞춤형 노후준비가 가능하다.
최은아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