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콘텐츠가 AR기술보다 중요"
세종포럼 특강서 '산업 문화화' 역설
[ 김봉구 기자 ]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포켓몬고(GO)’의 핵심은 증강현실(AR) 기술이 아니라 포켓몬 콘텐츠예요. 누구나 즐거워할 수 있는 게임이란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은 21일 오전 세종연구원 주최로 세종호텔에서 열린 세종포럼 초청특강에서 최근의 포켓몬고 열풍을 이같이 풀이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게임이 스토리를 가진 문화자산과 잘 접목돼야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주문했다.
‘문화를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전략, 산업의 문화화’를 주제로 강연한 김 장관은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는 산업의 문화화(化) 뿐”이라며 “선진국 경제에서 문화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문화를 산업화해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조경제는 특정 산업분야에 국한된 게 아니라 전 산업에 걸쳐 창의성을 배양하는 것”이라며 정부 부처들끼리 힘을 모아 단계별 전문화 협업구조 구축방안을 발표했다.
이어 김 장관은 “산업별 고용유발 효과는 문화서비스(10억원 생산당 필요인원 15.2명)가 제조업(6명)의 2.5배에 달하는데 정작 창조경제 산업 비중은 우리나라(31%)가 미국(52.4%), 일본(42.7%) 등에 비해 낮다”면서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의 결합에 문화부가 앞장서 ‘5만달러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K-뷰티산업 성장을 거론하며 “우리나라 화장품산업은 문화와 디자인, 창의성, 창조경영을 통해 지난해 1조원 넘는 무역수지 흑자를 냈다”며 “미래창조과학부·국토교통부·보건복지부·산업통상자원부 등과의 협업을 한층 강화해 산업 문화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인기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유통마케팅의 대표적 문화화 사례로 꼽았다. 김 장관은 드라마 판권 수출은 32개국 100억원이었으나 관련 소비재와 연계 행사 개최 등 관광 수입을 더하면 총 1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날 특강을 개최한 주명건 세종연구원 이사장도 “문화선진국이 진정한 강대국이다. 우리나라도 제조업 위주 경제성장에서 벗어나 문화와 감성에 초점을 맞춘 산업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