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10년 내다보고 혁신역량 키워라"

입력 2016-07-20 18:33
3분기 임원모임서 당부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
새로운 성장동력 찾아야
과감한 실행, 조직문화 혁신을


[ 정지은 기자 ]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자산과 역량, 경쟁우위가 미래에도 효과가 있을지 깊이 성찰해야 한다. 절박한 위기의식과 인내심을 갖자.”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20일 서울 논현로 GS타워에서 열린 3분기 임원모임에서 이같이 말하며 미래에 대한 준비를 당부했다. 빠르게 변하는 사업 환경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전략 수립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임원모임에는 GS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허 회장은 “인적, 물적 역량을 과감히 투자하며 GS의 생존과 성장의 초석을 다져달라”고 주문했다.

○“어려운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허 회장은 “세계 경제의 저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국내 경제도 산업 구조조정, 청년실업 문제 등으로 어느 때릿?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하며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내부 역량 강화 방안에 대해선 “시장 변화의 맥을 잘 잡아 5년, 10년 뒤를 내다보고 전략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며 “변하는 사업 환경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미래에 필요한 역량을 찾아내고 꾸준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혁신적 기술과 새 비즈니스 모델이 빠르게 등장하면서 미래 사업환경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닌텐도가 모바일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포켓몬고’를 개발해 돌풍을 일으킨 것처럼 GS도 미래 시장을 준비하자는 얘기다.

GS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적극 나서는 것도 허 회장의 ‘미래 준비’ 경영 방침에 따른 것이다. GS칼텍스는 바이오부탄올 등 미래 에너지사업에 투자 중이며 GS에너지는 2차전지소재 사업, 해외자원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신규 인터넷은행 사업 진출, GS홈쇼핑은 해외 진출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실패 위험 있어도 과감히 실행해야”

전략을 세운 뒤에는 과감한 실행이 필요하다는 당부도 뒤따랐다. 허 회장은 “전략은 실행해야만 가치를 구현할 수 있다”며 “전략을 세우고 방향을 정한 뒤에는 실패의 위험이 있더라도 과감히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행력을 높이려면 끊임없이 소통하고 전사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며 “한 알의 모래가 모이고 쌓여 해변을 이루듯 개인, 조직의 열정?모이고 실행돼야 전략의 완성도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최고경영층에서 현장 직원까지 전략적 방향성을 정렬하고 역량을 모으자는 당부도 이어졌다.

허 회장은 조직문화 혁신도 거듭 강조했다. 허 회장은 “요즘 적지 않은 대기업들이 벤처기업의 민첩한 조직구조를 접목하고 조직과 사업 간 벽을 허물어 자율적이고 혁신적인 조직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며 “GS도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열린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과 LG 등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같은 혁신적 조직문화 구축에 나선 것을 주목한 발언이다.

허 회장은 “변화 속도와 폭이 클수록 다양한 재능과 경험을 가진 사람이 협업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역동적이고 개방적인 조직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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