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산업 창조도시 울산] '인생 2막' 여는 울산 공장장 은퇴자 모임 NCN

입력 2016-07-18 09:08
울산 전문경력인사지원센터


[ 하인식 기자 ]
박종훈 울산대 산업안전센터장(75)은 국내 굴지의 정유회사 SK에너지에서 37년간 근무하다 2004년 울산공장 총괄공장장을 끝으로 퇴직했다.

퇴직 후 고향인 서울로 돌아갔으나 1년여 만에 다시 울산으로 내려왔다. 울산시가 생태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석유화학공단 사정에 밝은 은퇴 전문가를 간절히 요구했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2011년 울산테크노파크 3층에 ‘전문경력인사지원센터(NCN)’라는 공간도 마련해줬다. 울산대도 은퇴 공장장들이 산학 초빙교수로 일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이 덕택에 그는 평생 일한 직장이 있는 울산에서 30~40년간 축적한 현장 경험과 지식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면서 ‘인생 2막’을 활짝 열고 있다.

애초 전직 석유화학 공장장 등 임원 출신 7명으로 출발한 NCN 회원은 130명까지 불어났다. 연령대는 60~70대가 대부분이다. 업종도 조선, 자동차, 비철금속 등 다양한 업종에서 근무한 퇴직 임원이 동참하고 있다. 주요 위원으로는 지해석 전 후성 공장장, 허익도 전 현대중공업 상무, 고경수 전 삼성비피 공장장, 김종국 전 LG하우시스 공장장, 김맑?전 SK유화 공장장, 오만석 전 이수화학 전무, 이응윤 전 SK케미칼 공장장, 이재곤 전 듀폰 공장장, 박수철 전 현대자동차 전무이사 등을 들 수 있다.

3대째 회장을 맡고 있는 박 센터장은 “30년 넘게 현장에서 일하면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사장하지 않고 사회에 환원하는 것만 해도 큰 보람을 느낀다”며 “울산공단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울산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울산공단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회원들이 의기투합했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울산 산업단지에서 재해가 일어날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밤늦게라도 전화를 걸어 부하 직원들을 격려하고 심지어 따끔하게 질타도 한다”며 “석유화학공단협의회, 고용노동부 등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울산공단 재해 예방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원천기술 연구개발(R&D) 기획·조사 분석, 전기자동차 부품 R&D 프로젝트 등 전문지식이 필요한 R&D 과정에도 참여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과는 화학 중소기업 혁신역량 강화와 기술 멘토링 지원을 위한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지난해 듀폰이 안전사업 부문에서 번 돈은 약 4조원에 이른다”며 “안전은 더 이상 소모적인 비용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4세대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NCN 위원들이 공단 멘토링을 통해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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