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들 '사드 공방전'

입력 2016-07-14 18:13
김무성 "방어차원 다른방법 없다"…유승민·남경필 등도 찬성 입장
문재인 "득보다 실이 많다"…안철수 "국회 비준 동의 받아야"


[ 손성태 기자 ]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의 주한미군 배치를 놓고 여야 유력 대선주자 간 찬반 논쟁이 불붙고 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당 대표 재임 시절부터 사드 배치 찬성론을 폈다. 김 전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이미 당 대표일 때 생각을 밝혔기 때문에 할 말이 없지만 이건 국민 존립과 관련된 문제”라며 “방어적 차원에서 사드 이상의 다른 방법이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도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미사일로부터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드를 꼭 도입해야 한다”며 “군사적으로 최적의 입지, 국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그런 입지를 찾아내면 그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기존 찬성 뜻을 재확인했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도 대중(對中) 관계를 우려하면서도 찬성 견해를 밝히고 있다. 원 지사는 “미국이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반해 야권의 대선 주자들은 “공론화를 거치지 않은 독단적 결정”이라며 일제히 반대하고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익의 관점에서 볼 때 득보다 실이 더 많은 결정”이라며 재검토와 공론화를 촉구했다.

문 전 대표는 “사드 배치는 부지 제공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 우리의 재정적 부담을 수반하므로, 국회 동의 절차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지난 10일 “사드 배치 문제는 국회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하고 필요하면 국민투표를 검토해야 한다”는 강경론을 폈다. 국민투표 시행 입장에선 한 발 물러섰지만 그는 “국제적 대북제재에 공조해온 중국의 이탈을 초래해 사드 배치가 오히려 북한의 핵 보유를 돕는 역설적인 상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안 전 대표는 14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각 당 대표를 만나 설명하고, 이해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더민주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드 배치 결정이) 행정부의 합법적 권한 행사라고 고집한다면 국가는 분열되고 국력은 쇠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드 배치는 안보환경은 물론 우리 경제의 명운이 걸린 중대한 문제”라며 “비밀리에 일방적이고 졸속으로 결정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여야 3당은 오는 19~20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사드 배치 결정과 관련, 정부를 상대로 긴급 현안 질문을 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현안 질문에는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해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한민구 국방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출석한다.

새누리당과 더민주 각 5명, 국민의당 2명, 비교섭단체 1명 등 모두 13명의 의원은 현안 질문을 통해 사드의 경북 성주 배치 결정 과정과 함께 향후 운용 계획 및 비용 부담, 레이더 유해성 논란, 대중 외교 및 경제 관계 차질 우려, 배치 지역 보상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따질 것으로 예상된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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