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만원 문턱' 삼성전자 바라보는 두 시선

입력 2016-07-12 18:47
자사주 매입 마무리…수요감소 불가피
vs 지주사 전환 기대…상승세 계속된다

2004년 이후 자사주 취득 분석
"매입 마친 후 한달간 주가 약세"
지배구조 개편에 몸값 상승 기대


[ 김익환 기자 ] 삼성전자가 자사주 취득을 마무리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수급 여건이 나빠지면서 최근 이어진 강세가 꺾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작업이 임박한 만큼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자사주 매입 사라지면?

삼성전자는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68% 내린 146만4000원에 마감했다. 4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이 회사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깜짝 실적’을 발표한 지난 7일부터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날은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가 차익실현 매물을 내놓으면서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사실상 끝난 것도 주가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이달 28일까지 자사주 1조6900억원어치(보통주 기준)를 매입할 것이라고 지난 4월28일 발표했다. 삼성전자로 추정되는 기타법인(금융회사와 연기금 등을 제외한 일반기업)은 4월29일부터 12일까지 삼성전자 주식 1조744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발표한 자사주 취득 금액보다 많은 자사주를 사들인 만큼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작업이 끝난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4월29일부터 12일까지 개인투자자(순매도액 1조4323억원)와 기관(3487억원)이 팔아치운 물량을 자사주 매입으로 받아내며 주가를 떠받쳤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 작업이 끝나면서 수급 공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LIG투자증권은 2004년부터 올해까지 삼성전자의 아홉 차례 자사주 매입 사례를 분석한 결과 자사주 취득 이후 평균적으로 주가가 약세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의 지기호 리서치센터장은 “자사주 매입을 끝낸 이후 10거래일간 평균 주가수익률은 -3% 안팎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대선 전에 지배구조 개편하나

삼성전자가 지배구조 개편에 착수할 것이라는 기대가 수급 여건의 악재를 덮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지분율 0.59%)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보통주 기준)은 18.15%에 그친다. 증권업계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지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주주(지분 9.2%)로 있는 삼성SDS 지분을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에셋대우는 앞으로 삼성전자가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삼성SDS는 정보기술(IT)사업부문과 물류부문으로 각각 인적 분할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지주사는 이어 삼성SDS IT사업부문을 흡수합병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지주사의 지분율을 높여 ‘이재용 부회장→삼성전자 지주사→삼성전자 사업회사 및 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출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부회장 등 특수관계자가 지분 39.03%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도 삼성SDS 물류부문을 흡수합병하거나 자회사로 거느리는 형태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한요섭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정치적 격변기인 내년 대통령 선거 전에 지배구조 개편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확대와 맞물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삼성물산 지분 가치가 한층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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