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수 기자 ]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자동차로 30시간 걸리는 서북부 해안지대. 2010년 배대열 토디팜코리아 대표가 해산물 수입을 위해 찾아간 곳이다. 도착한 지 하루 만에 그는 사업을 백지화했다. 해산물을 운송할 교통 인프라와 전기 시설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의 눈에 바닷가 갯벌에서 자라는 야자수의 어린잎이 들어왔다. 원주민들이 치통 염증 등의 치료에 민간요법으로 사용하던 식물이었다. 경희대 한방학과를 중퇴한 그는 새순의 효능을 단번에 알아챘다. 국내로 가져와 충남대에 성분검사를 의뢰했다. 항산화물질인 폴리페놀이 6년근 홍삼의 50배가 넘는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배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천연물질에서 놀라운 영양성분을 발견했다”며 “제품화를 위해 실험과 특허 등록을 마치고 생산시설을 마련하는 데 5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토디팜코리아는 지난해 11월 ‘해죽순쌀’을 내놨다. 미얀마 해안에 서식하는 야자수 니파팜으로 생산한 최초의 식품이다. 모양이 죽순을 닮고 바다에서 자란다는 의미로 해죽순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미얀마 정부로부터 30년 독점개발권을 따냈다.
니파팜과 쌀을 혼합한 해죽순쌀은 일반미보다 폴리페놀뿐만 아니라 다른 영양성분 함유량도 높다. 칼슘 7배, 철분 3배, 유황 5배 등이다. 미네랄은 10배가 넘는다. 별다른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대형 급식 시설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국회의사당 구내식당을 비롯해 서울 대구 광주 등 300여개 초·중·고교 급식에 사용된다. 원재료를 고르는 데 깐깐한 학교 영양사들이 해죽순쌀의 높은 영양성분을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게 배 대표의 설명이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와도 납품 계약을 맺었다. 토디팜코리아는 막걸리 국수 영양제 마스크팩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수출도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국 지린성호역수농업과기개발유한공사와 수출 계약을 맺었다. 1000t 규모다. 미국 유통업체와도 거래를 텄다. 올 상반기에만 11억원어치를 해외에 팔았다. 이 회사는 연말까지 200억원 수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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