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vs 펀드] 브렉시트 전후 홀로 빛난 ETF…변동성 커질수록 뭉칫돈 몰려

입력 2016-07-12 16:14
수정 2016-07-12 16:38
단타수익에 최적화
코스피지수 떨어져도 수익
인기 치솟는 인버스 ETF

레버리지형은 지수의 2배 추종
증시 반등 예상될 때 투자

장타에 적합한 ETF도
글로벌 정치변수 많은 상황
금·은·채권 연계 상품 관심

금 선물 가격의 2배 추종상품
연초 이후 수익률 57% 달해


[ 이현진 기자 ] 지난달 24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된 뒤 펼쳐진 변동성 장세에서 빛난 상품은 단연 상장지수펀드(ETF)였다. 투표 후 사흘간 코스피와 코스피200지수의 방향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리는 인버스·레버리지 ETF엔 약 1조원 가까운 자금이 들어왔다. 주식처럼 손쉽게 매매할 수 있다는 이점에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단타가 주특기지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알려진 지난달 24일 ETF 거래대금은 2조9346억원을 기록했다. 전날(6261억원)의 약 5배에 달하는 자금이 ETF 시장으로 밀려들었다. 이후에도 하루평균 약 7000억원어치가 거래되고 있다. 하루에도 지수가 1~2%씩 움직이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진 여파다.

24일 이후 3거래일간 ETF를 사고판 5조5146억원 가운데 대부분의 자금은 지수 방향에 ‘베팅’하는 레버리지·인버스 ETF로 흘러들었다. ‘삼성 KODEX 인버스’는 투표 당일 총 1억366만주가 거래돼 이 상품이 2009년 출시된 이후 최대량을 기록했다. 이 상품이 이날 올린 수익률은 3.17%였다. 코스피지수는 하루 만에 61.47포인트 빠지며 3.09% 떨어졌다. ‘삼성 KODEX 레버리지’ ‘NH-Amundi코리아2배레버리지’ ‘한국투자KINDEX200’ ‘KBSTAR200’ ‘미래에셋TIGER200’ 등도 이날 이후 1000억~3000억원 안팎으로 설정액이 늘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단타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ETF를 선택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버스 ETF는 코스피나 코스피200지수의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상품이다. 지수가 떨어지는 폭만큼 ETF 기준가가 오른다. 레버리지 연계 상품은 반대다. 지수의 두 배를 추종한다. 지수가 1% 오르면 ETF 기준가가 2% 오른다. 지수 반등이 예상될 때 투자하면 짭짤한 수익을 낼 수 있다. 최근엔 코스닥150지수를 연계하는 레버리지 ETF까지 등장해 선택의 폭이 더 넓어졌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지수와 역방향으로 두 배 움직이는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도 상장된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버스나 레버리지 ETF는 장기 투자보다 단기 투자에 적합한 상품”이라며 “손실이 じ?바로 손절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타에도 유리하다

ETF는 단기 투자에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투자기간을 길게 잡고 들어갈 만한 상품들도 있다. 특히 금이나 은, 채권 가격과 연계한 ETF는 적립식 투자에 알맞다는 평가를 받는다. 요즘처럼 증시 변동성이 높을 때는 주식 이외의 자산을 사들여 자산을 배분해둘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최근 일본 참의원선거와 오는 11월 열릴 미국 대선, 내년 독일과 프랑스 선거 등 정치 변수가 많은 시점인 만큼 주식 연계 ETF만으론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심재환 한국투자신탁운용 베타운용본부 ETF부문장은 “ETF는 한 상품에 투자해 국가 전체, 시장 전체, 산업 전체를 살 수 있다”며 “국내 투자자들은 레버리지 등 단기 투자 도구로 ETF를 생각하는 경향이 크지만 사실 이 상품의 본질은 장기 자산배분”이라고 설명했다.

금 선물 가격의 2배를 추종하는 유일한 금 레버리지 상품인 ‘KINDEX골드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은 연초 이후 57%에 달하는 수익을 냈다. 브렉시트 이후 지난 8일까지 14.71% 올랐다. ‘KODEX골드선물’ 역시 7.57% 수익률을 올렸다. 채권형 ETF로는 ‘키움KOSEF10년국고채레버리지’ ‘KODEX10년국채선물’ 등이 연초 이후 수익률이 6~11% 수준으로 우수하다. 금리 인상이 늦춰질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점에서 신흥국에 투자하는 ETF도 고려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