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기료 250원
최대 100조마리 미생물 서식
24시간 내 스스로 음식물 분해
렌털 방식 판매…사용·관리 간편
주부 마음 꿰뚫은 이세영 대표
세종시에 첨단 생산라인 곧 준공
매출 80% 중동 등 수출서 거둘 것
미생물 원천기술 산업용 응용계획
[ 김정은 기자 ]
멈스전자가 지난해 선보인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멈스’(사진)가 1년 만에 2만대 넘게 팔렸다. 100만원대 고가 주방 가전제품이 단기간에 이처럼 인기를 얻은 것은 이례적이다. 한 달 전기료가 250원에 불과한 데다 미생물을 활용하는 친환경 제품이어서 주부들의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5일 경기 성남시 판교 본사에서 만난 이세영 대표는 “음식물쓰레기 처리는 모든 나라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세계적인 문제”라며 “수출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개발했기 때문에 기능과 사양이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생물이 스스로 음식물 분해
멈스전자는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였던 이 대표가 2013년 설립한 회사다. 이 대표는 “애널리스트로 일하며 840개 기 汰?탐방했는데 많은 업체를 관찰하다 보니 ‘감’이 생겼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대기업이 할 수 없는 틈새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회사 멈스바이오를 설립한 뒤 미생물 연구개발(R&D)에 나섰다. 자체 개발한 고초균과 유산균 효모균 등을 배합해 인체에 무해한 미생물을 음식물 분해에 활용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시중에 나와 있는 대다수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는 건조나 분쇄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소음이 크고 전기료가 많이 나오며 제대로 분해도 안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획 단계에서부터 이런 불편함을 고치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개발에만 80억원이 들었다. 회사명이자 제품명인 멈스는 ‘엄마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멈스에는 적게는 10조마리에서 많게는 100조마리의 미생물이 서식한다. 미생물은 음식물쓰레기 양과 상태에 따라 스스로 적정한 개체 수를 조절하며 24시간 내 쓰레기를 분해한다. 분해된 잔존물은 하수구로 흘러들어 간다.
이 대표는 “렌털 방식으로 제품을 판매하며 6개월에 한 번씩 엔지니어가 방문해 관리할 정도로 사용 및 관리하기가 간편하다”고 말했다.
중동 중국 등 해외에서 러브콜
출시되자마자 해외에서 더 주목받았다. 지난해 홍콩국제혁신기술박람회에서 최고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대만 가오슝 국제발명품 전시회 금상 등을 차지했다. 음식물 처리기로는 냅습막?음식물쓰레기 고형물 배출률이 20% 미만이어야 하는 환경부 인증도 받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멈스전자는 늘어나는 주문 물량을 맞추기 위해 이달 중 세종 첨단산업단지 내 생산공장을 준공한다. 판매 중인 가정용 싱크대 일체형 제품 외에 스탠드형 모델, 업소용 대용량 모델 등으로 품목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덥고 건조해 음식물이 자연 분해되기 힘든 중동 지역 바이어들이 먼저 회사를 찾아와 수출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쿠웨이트 컨설팅업체 리더스그룹과 현지 판매법인을 세우고 1차로 제품 1만5000개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9개국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항저우에는 마카오도우라오그룹과 합자공장을 설립할 방침이다.
멈스전자는 미생물 원천기술을 산업용으로 응용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축산폐수 및 평형수 정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미생물을 이용한 숙취해소제도 내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매출 400억원은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며 “매출의 80%는 수출로 벌어들이겠다”고 강조했다.
판교=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