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불황에도…리오틴토, 광산투자 더 늘린다

입력 2016-07-04 18:18
원자재값 하락에 실적 반토막
자크 CEO "구리·리튬에 투자"


[ 박진우 기자 ] 세계 2위 광산업체 영국 리오틴토가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부진의 타개책으로 광산 투자를 늘리는 ‘역발상’을 시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일 취임한 장세바스티앙 자크 리오틴토 최고경영자(CEO)는 WSJ 등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성장전략은 영리하게 광산을 짓고 매입하는 것”이라며 “가격 회복이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구리나 수요가 늘고 있는 리튬 등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년간 원자재 가격이 40% 넘게 하락하면서 글로벌 광산업체 실적은 급격히 악화됐다. 리오틴토의 라이벌이자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호주 BHP빌리턴은 원자재 가격 약세로 15년 만에 처음 적자를 내면서 광산을 매각하고 있다. 리오틴토도 지난해 이익이 전년 대비 51% 줄었다. 앵글로아메리칸과 글렌코어 역시 부채를 줄이기 위해 자산 매각에 나섰다.

자크 CEO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석탄·티타늄과 캐나다의 철광석 사업부문을 합쳐 하나의 사업부로 개편하고, 이 사업부에서 부실자산을 유동화해 새로운 광산 개발·매입을 위한 현금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자크 CEO의 사업 개편이 철광석에서 구리, 리?등으로 리오틴토의 수익원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WSJ는 자크 CEO가 구리를 향후 가격이 회복될 품목 중 하나로 보고 2~3년 안에 제조업에서 사용되는 원자재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광산 건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리오틴토는 지난 5월 수년간 중단된 몽골과 중국 국경지대 오유톨고이 구리광산 개발에 53억달러(약 6조1000억원)를 투자하기로 몽골 정부와 합의했다.

자크 CEO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 각광받는 리튬 광산사업에도 적극적이다. 리오틴토는 지금까지 7000만달러를 투입해 세르비아 야다 베이슨에서 리튬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개발을 본격화하기 위해 2017년까지 2000만달러를 투입, 사업타당성 조사를 할 예정이다. 리오틴토는 야다 베이슨 광산의 리튬 생산량이 세계 생산량의 1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테슬라모터스와 같은 전기차 제조회사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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