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나 휴대용무선믹서 '쿠카', 전기선 없애 휴대 편리한 믹서…미국·중국서 러브콜

입력 2016-07-03 20:06
이달의 으뜸중기제품

출시 첫달 5000여대 판매
월매출 3억원대로 성장

작년 중국 상하이에 법인 설립
롯데백화점·이마트에 입점


[ 이지수 기자 ] 소형가전업체 피에나 강미선 대표는 2년 전 중국 상하이 출장 중 낯선 광경을 봤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길을 걸으면서 과일을 먹고 있었다. 거래처 사무실에도 책상마다 과일이 놓여 있었다. 가격이 저렴해 집 또는 사무실로 과일을 배달하는 서비스가 인기라고 했다. 점심시간에는 생과일주스를 파는 상점이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강 대표는 무릎을 쳤다. 과일을 쉽게 주스로 만들 수 있는 휴대용 믹서를 개발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도록 배터리 충전이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계 최초 무선 믹서

지난해 2월부터 개발에 들어갔다.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6’에서 무선 믹서 ‘쿠카’ 시제품을 선보였다. 전기선을 없앤 세계 최초 믹서였다. 지난 2월 제품을 내놓자마자 반응이 왔다. 텀블러처럼 휴대가 간편하고 제품 디자인이 세련됐다는 평가를 받았? 제품 홍보 없이도 출시 첫달 5000여대가 팔리면서 월 매출이 3억원대로 뛰었다. 지난달부터는 중국 수출도 시작했다. 강 대표는 “주변을 유심히 살펴보면 곳곳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이 있다”며 “이렇게 아이디어를 얻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원이었다. 결혼 후 아기를 키우면서 창업의 꿈을 키웠다. 분유 때문이었다. 한밤중에도 두세 시간마다 일어나 물을 끓이고 분유를 타는 일은 쉽지 않았다. 적당한 온도로 아기에게 안전하게 먹일 수 있는 자동분유제조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야 창업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2012년 회사를 세웠다. 강 대표는 “애 키우다 보면 불편함을 덜어주는 데 쓰는 돈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위생적이고 편리하게 제품을 만들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육아 경험으로 제품 개발

처음엔 순탄치 않았다. 엔지니어 출신이었지만 설계와 생산까지 제조업 전반을 다뤄본 적은 없기 때문이다. 분유제조기 시제품을 제작할 때 금형에 문제가 생겼다. 설계했던 규격대로 부품들이 생산되지 않았다. 아귀가 안 맞았다. 플라스틱 소재의 수축률을 고려하지 못한 탓이었다. 금형 비용이 두 배로 들었다.

강 대표는 제품의 기능성과 위생관리에 집중했다. 쉽게 분리해 세척할 수 있고 아기가 먹기에 알맞은 분유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수분에 노출되는 전자기기인 만큼 안전성에도 공을 들였다. 9개월간의 연구개발 끝에 제품이 완성됐다. 온라인을 통해 입소문이 났다. 출시 한 달 만에 미국에 판매 법인을 세웠다. ‘세계 최초’의 자동분유제조기란 명성을 얻었다. 이 노하우를 무선믹서에 그대로 적용했다.

◆올해 100억원 매출 목표

피에나는 지난해 4월 중국 상하이에 법인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중국 사업을 시작했다. 무선 믹서가 인기를 끌면서 올 들어 수출량이 늘고 있다. 중국은 텀블러를 들고 다니면서 차를 마시는 문화가 보편화돼 있다. 무선 믹서를 주스용 텀블러로 구매하는 사람이 많다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유럽과 미국 등 주방기기업체의 러브콜도 잇따르고 있다. 국내에선 롯데백화점 이마트 등에 입점해 실적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00억원이다. 강 대표는 “사람들이 좀 더 편리하게 살 수 있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은 이메일(art@hankyung.com)로 신청받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event.hankyung.com)를 참조하세요.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 △피에나-휴대용무선믹서 (031)281-0969 △이숲-덴트리거품치약 (053)584-3320 △에코바스-카멜레온LED조명 (041)589-0306 △아이에스테크놀로지-스마트원격물관리통합솔루션 (032)850-2600

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