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기준 62% 기록
2014년 4월 이후 2년 만
인근 지역 세입자 대거 몰려
신규분양 아파트는 완판 행진
[ 윤아영 기자 ]
지난해 아파트 공급이 넘치면서 ‘반값 전세’라는 말이 나온 세종시 전·월세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대전, 충북 청주, 충남 천안 등 인근 지역의 전세 수요를 끌어들이면서 한때 40%였던 전세가율(전세가격을 매매가격으로 나눈 비율)이 70%대에 진입하는 단지도 생겼다. 세종시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전세가율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1생활권 전세가율 70% 넘어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세종시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3.3㎡당 475만원이다. 2년 전에 비해 36.8%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은 24.3% 올랐다. 아파트 전세가율도 62%에 달했다. 전세가율은 올 2월 60%를 넘은 뒤 계속 오르고 있다. 세종시 아파트 전세가율이 60%대에 들어선 것은 2014년 4월 이후 2년여 만이다.
세종시 도담·아름·증촌동 등 1생활권 소재 일부 아파트 전세가율은 70%를 넘었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증촌동 가재마을5단지 세종엠코타운 59㎡는 지난해 8월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각각 2억5000만원과 1억4500만원이었지만 올 6월 말에는 2억6750만원과 1억9250만원으로 뛰었다. 전세가율이 54%에서 71%로 올랐다. 도담동 도램마을 14단지 한림풀에버 99㎡는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4억원에서 4억6000만원으로 6000만원 상승하고, 전세가격은 1억8500만원에서 3억2000만원으로 올랐다. 전세가율은 46%에서 69%로 크게 높아졌다.
◆미분양 주택은 ‘0’
올해 세종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어들면서 전셋값과 매매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지난해 세종시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7382가구, 전세가율은 52~53%였다. 올해 입주 물량(7584가구)은 작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월부터 소청심사위, 인사혁신처, 국민안전처 등 정부청사 입주가 시작되면서 서울에서 근무하던 중앙공무원 1500여명이 새로 세종시로 옮겨왔다. 저렴한 전세가격에 생활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대전, 충남 천안·공주 등에서 세종시로 이사하는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전세가율이 60%대로 올랐지만 대전 등 인근 지역에 비해 여전히 전세가격이 낮아 전세가율이 80%대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매입 수요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4월까지 3가구 남아 있던 세종시 미분양 주택이 5월 들어 모두 소진됐다. 반면 인근 대전의 미분양 주택은 812가구로 전월보다 18.7% 많아졌다.
이달부터 거주 지역에 상관없이 세종시 신규 분양단지에 청약할 수 있게 되면서 청약 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도담동 E공인 관계자는 “검찰의 분양권 불법 전매 수사로 한때 시장 분위기가 움츠러들었지만 전세를 찾는 수요는 꾸준했다”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전국구 분양이 시작되면서 청약이나 매매를 문의하는 전화가 다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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