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하우스마다 장대비 아랑곳 않고 장사진

입력 2016-07-01 17:48
뜨거운 수도권 분양시장

서울 흑석동·하남 미사 등
'보증건수·액수 제한' 피하고
입지 좋은 단지에 구름인파


[ 윤아영 / 홍선표 / 설지연 기자 ]
정부가 서울 강남을 포함한 수도권 일부 분양 단지의 가수요를 차단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풍선효과’로 다른 단지에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7월 이전 입주자모집공고를 내는 등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중도금 대출 보증 제한에 영향받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1일 서울 흑석동 등 일부 모델하우스엔 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방문객들이 실외에서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대출 제한 영향 없는 단지 인기

서울지하철 9호선 흑석역 4번 출구 인근 흑석7구역 재개발 아파트 ‘아크로 리버하임’ 모델하우스 현장. 이날 오후 들어 빗방울이 굵어졌지만 300명이 넘는 인파가 실외 천막 아래 구불구불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안전요원들은 다섯 명씩 인원을 나눠 입장을 안내하느라 분주했다. 내부에선 상담 대기 번호가 譴?800번대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2~3층에 마련된 주택 크기별 유닛(주택 내부 모형) 앞에도 각각 100명 이상 방문객들이 길게 줄을 섰다. 서울 흑석뉴타운은 올 들어 분양가가 치솟은 강남권의 대체지로 각광받고 있어 인근 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편이다. 분양대행을 맡은 도우아이앤디의 박종복 부사장은 “동작구와 서초구에서 온 수요자 비중이 30%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서 문을 연 ‘하남 미사 호반 써밋플레이스’ 모델하우스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서울 강동·송파구와 경기 하남·분당·용인 등에서 온 방문객들이 많았다. 인파가 몰리다 보니 유닛의 방 하나를 둘러보기 위해서도 줄을 서서 이동해야 했다. 분양 관계자는 “전체 분양가의 약 70%는 중도금 집단대출로 가능하다”며 “수요자들이 초기 자금 마련 부담이 없기 때문에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떴다방’도 등장

이날 하남 미사에서 분양이 시작된 ‘신안인스빌’(미사강변도시 A32블록) 모델하우스에도 오전 10시 개관 전부터 몰려든 사람들로 주차장이 가득 찼다. 신안건설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관심 고객으로 등록한 개인들이 부쩍 늘었고 문의전화도 다른 지역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계룡건설이 경기 고양시 향동지구에 짓는 ‘고양 향동 리슈빌’ 모델하우스에도 첫날 5000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다. 덥고 습한 날씨에도 대기 줄이 계속 길어지자 건설회사 측은 방문객에게 아이스크림과 음료를 나눠주기도 했다.

이날 문을 연 모델하우스 주변에는 분양권 불법 전매를 알선하는 이동식 중개업소(일명 떴다방)도 장사진을 쳤다. 흑석동에선 떴다방 관계자들이 다가와 “청약할 거면 연락처를 달라. 당첨되면 분양권 전매 거래를 알아봐 주겠다”고 말을 건넸다. 서울 시내 민간 분양 아파트는 계약 후 6개월 이내 전매할 수 없다.

1년간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 고양 향동 리슈빌 모델하우스 근처에서도 30개 이상 떴다방들이 등장했다. 한 중개업자는 “당첨만 되면 웃돈이 3000만~4000만원은 붙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리슈빌 분양 관계자는 “삼송·원흥지구에서 프리미엄(웃돈)을 챙긴 수요자들이 학습효과로 더 큰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단속 방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타난 떴다방에 대해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 관계자는 “불법 거래를 알선하는 공인중개업자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윤아영/홍선표/설지연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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