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자녀 교육 1순위, 학원이 아니라 주식 투자"

입력 2016-06-30 18:01
엄마, 주식 사주세요

존 리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32쪽 / 1만4000원


[ 최종석 기자 ] “자녀의 성공을 원한다면 사교육을 끊고 그 돈으로 주식을 사줘라.”

학부모에게 이런 조언을 한다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로 학교나 단체에서 강연해 달라는 요청이 줄을 잇는 사람이 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사진)다. 리 대표는《엄마, 주식 사주세요에서 자녀와 부모의 미래를 위해 주식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사항이라고 말한다. 미국 금융시장에서 20년간 일한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수익률 최하위 회사를 취임 2년 만에 선두그룹 회사로 탈바꿈시켜 주목받았다.

리 대표는 가계를 책임지고 있는 엄마들에게 교육과 투자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다. 많은 엄마는 자녀가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길 바란다. 졸업하고 나면 공무원이 되거나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여긴다. 리 대표는 “인공지능이 현실화하고 급격히 변하는 세상에서 공부만 잘하는 것이 최선인 시대는 지났다”?주장한다. 앞으로는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과단성 있게 실천하는 창의적인 마인드를 키우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는 것이다. 자녀들이 평범한 월급쟁이로 살다가 사회에서 도태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부자 DNA’를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다 사업가로 성공할 자질을 갖고 있지는 않다. 저자는 아이들에게 주식을 사주면 부자 DNA를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주가에는 그 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 등 제반 환경이 모두 반영돼 있다. 아이가 주식 투자를 해보면 자신이 투자한 기업에 관심을 갖고, 세상에 대한 넓은 통찰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저자는 자녀의 미래뿐 아니라 부모의 노후를 위해서도 가계 지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교육비의 일부를 떼어내 주식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노후 자금을 사교육에 쏟아부은 결과로 노년에 열악한 환경에 내몰리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주식을 사 모으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식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저자는 먼저 주식 투자에 대한 편견을 버리라고 한다. 투자는 사고파는 기술이 아니라 좋은 기업의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다. 주식이 10% 또는 20% 올랐다고 파는 것이 아니라 5년, 10년 이상 보유하는 것이 수익을 내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말한다.

좋은 주식을 고르는 방법도 알려준다. 사람들은 펀드매니저나 전문가가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일반인도 충분히 많은 정보를 갖고 있고 좋은 주식을 고를 능력이 있다고 말한다. 기업의 재무적인 내용은 다 공개돼 있고 성장 가능성은 일상생활이나 뉴스에서 찾을 수 있다. 전업주부라면 장을 볼 때 매장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상품이 무엇인지 눈여겨볼 수 있다.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인기 게임과 잘나가는 게임회사들을 줄줄이 꿰고 있을 것이다.

저자는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 낙관적이다. 주가가 올해 어떻게 될지, 내년에 어떻게 될지 알지는 못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한국 증시는 여전히 다른 나라 증시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고 진단한다. 해외 변수에 흔들려도 금방 회복할 정도로 주식시장의 체력이 튼튼해진 것도 한 단계 레벨업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