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입주한 고양시 아파트, 집값-전셋값 1000만원차 불과

입력 2016-06-30 17:28
입주 단지는 전세매물 흔하고 싸다? 요즘엔 틀린 말

실수요자 청약 많아 전세 귀해
점점 높아지는 수도권 전세가율, 입지 좋은 단지는 90% 육박


[ 윤아영 기자 ]
수도권 전세난이 이어지면서 입지 여건이 양호한 곳에선 신규 입주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80~9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신규 입주단지는 초기 전세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세가율이 50~60%에 그친 지난해까지의 현상과 크게 차이난다. 이들 고(高)전세가율 단지의 공통점은 분양계약자가 실제 입주하는 비율이 높은 곳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달 경기 고양시 백석동에서 완공된 2404가구 규모의 ‘요진와이시티(Y-CITY·사진)’. 보통 대단지 신규 입주가 시작되면 분양 잔금을 치를 돈을 구하기 위해 집주인들이 전세를 내놓으면서 낮은 가격대의 전세 매물이 넘쳐난다. 그러나 이 단지는 전용면적 59㎡ 전세가격이 3억3000만~3억4000만원으로 매매가격(3억4000만~3억6000만원) 대비 전세가율이 94%를 넘는다. 백석동 K공인중개 관계자는 “지하철 3호선 백석역과 고양종합터미널이 가까워 일산신도시 안에서 입지 여건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분양받은 사람들이 직접 입주하는 사례가 많아 전세 물량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달 집들이를 시작하는 서울 중구 순화동 주상복합아파트인 ‘덕수궁롯데캐슬’ 전세가율도 85%에 이른다. 전용 56㎡ 매매가격이 5억3000만원, 전세가격은 4억5000만원 내외다. 전용 42㎡와 56㎡는 맞벌이 신혼부부들에게 인기가 높아 전세 매물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시청, 광화문, 종로 등으로 걸어서 갈 수 있다는 입지적 장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달 입주에 들어가는 경기 안양시 ‘평촌더샵센트럴시티’(1459가구)도 전용 59㎡ 전세가격이 4억3000만원 선으로 매매가격(4억9000만원 내외) 대비 전세가율이 86%에 달한다. 평촌스마트스퀘어 내에 있는 이 단지는 초·중·고교가 가까워 분양가 대비 1억원가량 오른 상태다.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역시 신규 분양이 쏟아지고 있는데도 전세가율이 80%를 넘어섰다. 올 2월 입주를 시작한 이곳 A13블록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2차’(999가구) 전용 74㎡는 매매가격이 3억3500만원, 전세가격이 2억7000만원가량으로 전세가율이 80%를 넘는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입주 2년차에 접어든 동탄2신도시가 기반시설이 상대적으로 잘 갖춰졌다는 소문이 나면서 수원, 용인, 오산 등 인근 지역의 전세 수요가 넘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입주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가율이 높은 것은 주변 생활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실거주를 목적으로 분양을 받은 계약자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2013년 전후로 부동산 침체기 때 분양을 받아 투자자보다는 실거주 목적의 계약자들이 많았고, 저금리로 인해 전세 수요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반해 생활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하남 미사신도시, 서울 송파구, 경기 성남·하남에 걸친 위례신도시 등은 올해 입주 단지들의 전세가율이 60% 이하에 머물러 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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