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하 기자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폭탄이 터지지 않았다. 지난 24일을 전후해 출렁였던 국내외 금융시장은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증시는 브렉시트 투표 전 대비 60% 이상을 회복했다. 유럽증시도 지난 이틀 동안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영국 런던의 FTSE 100 지수는 브렉시트 투표 전보다 소폭 올랐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관련 협상이나 실제 절차 진행이 지연되면서 이슈가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갔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30일 오전 11시2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65포인트(0.49%) 상승한 1966.01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1970선까지 오르며 지난 24일 저점(1892.75) 대비 80포인트가량 오르기도 했다.
국내 증시를 포함, 글로벌 금융시장은 브렉시트 여파에서 상당 부분 회복된 모습이다.
지난 28~29일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는 브렉시트 협상이 진행되지 않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오는 10월 사임을 발표한 가운데 차기 총리가 선출되기 전까지 협상도 멈춰진 상태다.
영국 정부도 당초와 달리 새 총리 선출 전까지는 EU에 탈퇴 협상 개시를 요구하지 않을 방침이 ? 앞서 캐머런 총리는 투표 결과에 따라 탈퇴 신청을 즉각 요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EU 정상회의 결과를 보면 회의가 다시 열리는 오는 9월16일 전까지 다른 논란의 소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EU가 '이동의 자유' 조건을 수용해야 한다고 명시했기 때문에 9월 이후 협상도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EU 정상회의에 EU 회원국과 영국 측은 EU 단일시장에 대한 접근에 대한 서로의 인식을 재확인 했다. EU 측은 네 가지 자유원칙을 강조했다. 노동, 물품, 자본, 서비스다. 리스본조약에 따라 EU 회원국은 '사람의 자유로운 이동'(free movement of persons)을 보장한다. 노동자가 자유롭게 이동하고 체류하는 권리와 자유로운 자영업 창업이 가능하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불안이 완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불씨가 남아 있기 때문에 지수 상승이 확대되면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이슈는 다른 회원국의 연쇄 이탈 등 돌발 변수가 나오지 않는 이상 오는 10월 전까지 점차 수면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의 공포심리를 반영하는 변동성지수(VIX)도 하향 안정되고 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의 변동성지수인 VIX는 (브렉시트 이슈 발생 후) 26포인트까지 반등, 현재는 18포인트에 머물고 있다"며 "유로스톡스(EuroStoxx)50의 변동성지수(VSTOXX)도 40포인트에 근접했다가 30포인트 수준으로 하락,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 시장은 다음 달 초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2분기 기업실적 발표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IT·자동차 등 대형 수출주는 환율 효과로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의 경우 가격경쟁력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자동차 부품지수 대비 자동차 지수의 상대 강도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수준까지 내려간 상태로 평균 회귀속성을 감안하면 상대적인 가격 이점(메리트)이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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