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인민회의 개최…1인 독재체제 마무리
북한, 국방위원회 대신 국무위원회 신설
부위원장 황병서·최용해·박봉주
기존 이용무·오극렬은 빠져
[ 박상익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9일 열린 제13기 제4차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됐다. 지난 5월 조선노동당에 이어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행정부 조직까지 개편함에 따라 김정은은 ‘유훈 통치’에서 벗어나 1인 독재체제 구축을 마무리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 회의가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최고수위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 높이 추대할 것을 본 최고인민회의에 정중히 제의한다”고 말했으며 회의에 참석한 대의원들은 전원 기립박수로 찬성했다.
당·정·군 틀어쥔 김정은 "核·경제 병진"
김정은이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대신 국무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새 직함을 만든 것은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창한 ‘선군정치’에서 벗어나 ‘당(당 위원장)·정(국무위원장)·군(인민군 최고사령관)’ 3각 권력체제를 정상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의는 이어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에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용해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를 임명했다. 기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가운데에는 이용무, 오극렬이 빠지고 최용해와 박봉주가 새로 포함됐다. 국무위원회 위원에는 김기남 이만건 김영철 이수용 이영호 박영식 김원홍 최부일이 이름을 올렸다. 조직 개편 차원에서 최고재판소를 중앙재판소로 변경했으며 사회주의헌법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제7차 당 대회에서 제시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수행 방안이 제시됐다. 발표자로 나선 박봉주 내각 총리는 “당의 (핵·경제) 병진노선을 틀어쥐고 에너지, 인민경제에 선행한 기초공업을 정상궤도에 올려 인민 생활을 결정적으로 향상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리는 “농산 축산 수산을 3대 축으로 삼아 인민 식량 문제를 해결하고 경공업 발전으로 인민 생활의 결정적 전환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최고인민회의는 행정과 경제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며 “내각책임제 강화, 자강력 제일주의를 주창한 만큼 이를 구체화하는 데 노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고인민회의는 헌법상 최고 주권기관으로 우리의 국회에 해당하며 헌법·법령 개정 및 승인권, 국방위원회와 내각 등 인사권 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사회주의 국가 특성상 당이 주요 정책 수립과 집행 등을 하고 있어 최고인민회의는 이를 형식적으로 추인하는 역 恬?수행한다.
북한이 당 대회에 이어 최고인민회의에서도 ‘핵·경제 병진노선’을 강조함에 따라 핵·미사일 개발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무수단’ 발사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북한은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개발, 핵탄두 소형화, 미사일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등에 주력할 전망이다.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협상을 통해 고립된 대외 환경을 극복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일 중국을 방문한 이후 김정은의 중국 방문설이 나오고 있다”며 “대외 행보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만나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전략에 반대한다면서도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방식을 강조한 만큼 김정은이 대화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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