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초 550억 인수 계약
IT·제조 전문 PEF 스카이레이크
투자 다변화 위해 서비스업 첫 진출
[ 정소람/좌동욱 기자 ] ▶마켓인사이트 6월29일 오후 4시19분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끄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국내 1위 패밀리레스토랑인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를 인수한다. 저성장·저금리 속에 PEF 운용사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내수 기반 서비스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아웃백 본사를 운영하는 미국 블루밍브랜즈인터내셔널은 한국법인인 아웃백코리아 지분 100%를 매각하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스카이레이크를 선정했다. 이르면 7월1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다. 매각 가격은 55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레이크는 이 같은 인수 계획을 최근 국민연금 등 스카이레이크 펀드투자자(LP)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블루밍브랜즈는 올초 HSBC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아웃백코리아 매각 절차를 밟아왔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인수를 검토했으나 가격조건 등이 맞지 않아 최근 인수를 포기했다.
아웃백코리아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 국내 시장의 23%가량을 점유한 패밀리레스토랑 업계 1위 업체다. 1997년 국내 1호점을 연 이후 2013년까지 직영점 수를 최대 110개까지 늘렸으나 이후 성장세가 급격히 꺾였다. 2010년에 매각을 추진했지만 매각 측이 4000억원대 매각가를 고수하면서 거래가 무산됐다.
이에 따라 아웃백은 2014년 이후 실적이 부진한 점포를 잇따라 정리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집중해 왔다. 점포 수는 전국 76곳으로 최고치 대비 30%가량 줄였다. 2013년 약 2500억원을 기록했던 매출도 지난해 1900억원대로 크게 꺾였다.
스카이레이크가 아웃백에 투자한 이유는 많지 않은 투자금으로 내수산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스카이레이크는 주로 정보기술(IT), 부품 소재 등 제조업 투자에 특화한 운용을 해왔다. 삼성전자 사장과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진대제 대표의 성향이 반영됐다.
하지만 PEF 운용 규모가 커지면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2007년 출범 당시 300억원에 불과했던 스카이레이크의 PEF운용 규모(AOM)는 2조원으로 약 9년 만에 67배로 불어났다. 진 대표는 투자 분야를 비제조업으로 확대하기 위해 운용 인력을 충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웃백코리아가 비교적 탄탄한 재무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점도 투자를 결정하게 된 주요 배경이다. 장단기 차입금이 전혀 없으며 보유 중인 현금 및 현금등가액(유가증권 등)도 지난해 기준 275억원 수준이다. 2014년 본사 관계회사에 대여한 400억원가량의 자금을 돌려받으면 인수 후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평가다.
투자은행 (IB)업계 관계자는 “아웃백은 인지도가 높으면서도 희망 매각 가격이 몇년 새 크게 떨어져 첫 서비스업 투자 대상으로 적합했을 것”이라며 “기업 가치 제고에 뛰어난 역량을 갖춘 진 대표가 턴어라운드(실적 반등)를 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정소람/좌동욱 기자 ram@han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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