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기술개발 지원
신성장 첨단산업 육성
경희대·아주대·단국대 등
도내 대학과 산학협력
[ 윤상연 기자 ]
경기과학기술원이 성균관대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의 지능형 로봇 공동 개발 사업 지원에 나섰다. 두 대학의 로봇 공동 개발 지원은 산학협력을 통해 신성장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로봇시장 규모는 2015년 31조4000억원(약 269억달러)에서 10년 뒤인 2025년에는 77조2000억원(약 669억달러)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경기과기원은 국내 중소제조업의 36%에 달하는 4만2000개 기업과 전문대학을 포함해 87개의 지역 대학이 있는 경기도 산학협력 안력풀을 활용해 지능형 로봇 개발 등 신성장 첨단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2010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설립된 경기과기원은 산학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도내 중소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지난 6년간 도내 가천대, 경희대, 단국대, 성균관대, 아주대, 중부대 등과 산학협력 업무협약도 맺었다.
◆지능형 로봇 공동 개발 지원
얼마 전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로 전 세계가 인공지능(AI) 열풍이다. AI산업은 글로벌 기업의 지속적인 투자와 활발한 기술 개발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국내 로봇산업 시장 규모는 제조업용 로봇(16%)과 로봇부품 및 부분품(53.3%)의 생산 증가로 2014년 기준 2조6000억원(생산액 기준)으로 나타났다. 2013년 대비 19.2% 성장했다.
이처럼 국내 로봇시장 규모가 급성장하면서 경기도와 경기과학기술원도 성균관대·UCLA 등 국내외 대학과 손잡고 지능형 로봇 개발을 위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과기원은 올해부터 지진·해일, 환경오염 같은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재난 현장에서 인간을 대신해 인명 구조나 재해 복구에 투입되는 지능형 로봇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지원 예산을 배정하고 경기과기원이 산학협력을 통해 대학을 지원한다.
올해 10억원을 시작으로 내년 15억원, 2018년 10억원 등 3년간 총 3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능형 로봇개발 연구를 한다는 계획이다.
지능형 로봇은 외부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상황을 판단해 자율적으로 동작하는 로봇으로, 환경인식·위치인식·조작제어·자율이동 기능이 4대 중점 기술이다.
경기과기원은 지능형 로봇 개발의 첫 사업으로 도내 대학인 성균관대, 공동연구기관인 UCLA와 ‘판교 제로시티’에서 활용할 수 있는 보행이동 로봇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로봇 개발은 도내 대학생 및 연구기관의 전문 인력을 참여시켜 교육을 통해 로봇 연구개발 전문 인력으로 양성해 추진한다. 경기도는 국제공동연구 사업을 통해 세계 최고의 지능형 로봇기술을 보유한 대학과의 공동 연구로 경기도의 지능형 로봇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한국의 지능형 로봇 기술 수준은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에 이어 세계 4위다. 선진국 대비 기술 격차는 1.8년이다.
한정길 경기도 과학기술과장은 “지능형 로봇은 최첨단 기술이 복합적으로 집약된 기술 결정체”라며 “경기도는 국내 로봇 기업의 33.5%(167개사)가 있는 로봇산업 중심지인 만큼 지능형 로봇 개발 지원은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대학과 상생 산학협력 이끌어
경기과기원은 지역대학과 함께하는 산학협력 상생 모델도 이끌고 있다. 경기도가 보유한 우수 과학기술 네트워크를 통해 도내 53개 대학이 참여한 (사)경기도산학협력단협의회를 지원하고 있다.
2011년 전국 지자체 최초로 출범한 협의회를 통해 대학의 전문화된 기술 및 정보, 인력을 활용해 지역 맞춤형 일자리 창출 등 지식기반 제조업 발전에 필요한 전문기술 인력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경기도와 4년제 대학, 전문대학 산학협력단이 모두 참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개발협력 모델이다. 도내 산·학·연·관의 협력 사업 발굴과 공동 기술 개발 및 정보 교류 활성화, 우수 기술인력 양성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협의회는 도내 대학과 상생 협력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 5년간 30여건의 경기도 산학협력 활성화 세미나 개최와 산학 공동 채용박람회에 참가해 미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이기형 경기도산학협력단협의회장은 “각 대학이 보유한 기술과 특허를 산학협력에 잘 활용해 대학과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지역특화사업을 기획하고 정책사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바이오센터, 항비만치료제 공동연구
성균관대와 공동 시행한
지방세포 리모델링 결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바이오센터는 지난 5월 세계 최초로 성균관대와 공동으로 전사인자(PRDM4)를 통한 지방세포 리모델링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화학생물학’에 발표하는 성과를 냈다.
바이오센터는 이 연구 과제를 미래창조과학부가 주관하고 한국연구재단이 시행한 ‘2016년도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에 공모해 최종 선정됐다. 경기과기원은 정부에서 2021년까지 5년간 연구개발비 40억원을 지원받아 성균관대, 동국제약과 항비만치료제 개발을 위한 산·학·연 공동연구를 한다. 이번에 개발할 기술은 열량을 저장하는 백색지방(white fat)을 갈색지방(brown fat)으로 전환하는 신개념 치료제다.
갈색지방은 포유동물 지방조직으로 생물체가 춥지 않도록 체내에 열을 생성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이 기술은 백색지방을 갈색지방으로 전환해 체중 감량의 효과를 낸다.
일반 지방세포는 에너지를 축적하지만 바이오센터가 성균관대 ?공동 개발에 나서는 기술을 이용하면 지방세포를 에너지를 연소시키는 갈색지방으로 전환해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경기과기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비만은 2015년 기준 미국 인구 10명당 3.5명, 한국의 경우 2.4명으로 사회 및 경제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415억원으로 2014년 대비 45%가량 증가했다.
항비만 치료제는 흡수억제제와 식욕억제제로 양분돼 있으나 부작용으로 대체의약품 요구가 높다.
항비만치료제 산·학·연 공동연구 총괄책임자인 구진모 바이오센터 천연물연구팀 박사는 “백색지방을 연소형 갈색지방으로 전환하는 신개념 항비만치료제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료제 선택의 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박사는 “이번 기술은 경기도의 지원을 받는 천연물 유래 신약개발 선도물질 발굴 과제의 성과물을 활용한 좋은 사례”라고 덧붙였다.
차세대 첨단산업인 바이오분야 연구 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출범한 바이오센터는 도내 1000여개 바이오·제약기업과 도내 바이오 관련 대학에 연구 인프라 및 기술을 지원하는 등 도내 최고의 바이오 산업 발전 인큐베이터(육성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
계측기 제조 업체 피에스텍에 R&D 지원
산학협력 소그룹 사업 성과
경기 김포시에 있는 계측기 제조 전문업체 피에스텍은 램프제조시스템을 기존 열처리 방식이 아닌 광소결용(순간적인 빛) 램프를 이용해 작업시간을 10분의 1 수준으로 대폭 낮추는 성과와 회로판의 뒤틀림을 방지하는 제조 기술력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2014년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지원하는 산학협력 소그룹 지원 대상이었다.
경기과기원이 기술개발 어려움을 겪는 도내 기업에 대학과 연구소 등 외부 전문가의 기술 자문을 연계해 지원하는 ‘산·학·연 연계 소그룹’ 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사업은 대학과 전문가들이 중소기업 기술에 대한 타당성 분석, 사업 가능성 등을 평가해 기업의 기술개발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다. 2012년부터 시행해 도움이 필요한 기업을 지원했다.
지난해까지 95개 과제의 기술개발 기획 역량 강화를 지원해 연구개발(R&D) 과제 36건 유치, 고용 효과 72명, 지식재산권 36건, 논문 11건 등의 성과를 올렸다.
R&D 특성상 단시간에 성과를 드러내진 않지만 지원 대상 기업의 R&D 기획 역량 강화가 이 사업의 가장 큰 성과다.
지원을 받기 전 R&D 기획담당자가 없던 일부 기업은 대학 내 우수한 연구 인력과 연계해 기업의 R&D 기획 역량을 높이고 있다. 기업들은 대학의 우수 인력 풀을 활용하면서 어려운 기술개발 사업화를 잇따라 성공시키고 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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