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아름 기자 ]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은 가시밭길이었다. 연초부터 중국 증시의 폭락 사태로 패닉에 빠진 이후 조선·해운 업종의 대규모 구조조정 이슈가 불거지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번졌다. 이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쇼크가 투자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주가가 연초 대비 5~6배씩 폭등한 '스타 주식'이 있다. 이들 기업은 브렉시트 포화 속에서도 꽃을 피웠다. 지에스인스트루, 성지건설, 영진약품, 형지엘리트, 제일약품, 동부건설우, 명문제약, 우리들제약, 필룩스, SWH 등이 그 주인공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코스피 시장 내 주가상승률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261.3%(6월28일 종가 기준)로 나타났다. 특히 10곳 중 4곳이 바이오주(株)였으며 90%가 브렉시트 이후 오히려 몸값(시가총액)을 높였다.
계측기·중계기 제조업체인 지에스인스트루의 주가상승률은 621.9%로 890여개 코스피 상장기업 중 주가상승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말 주당 4360원 수준에서 2만6000원선까지 뛰어오른 성지건설이 2위(511.2%) 자리를 차지했다.
지에스인스트루는 지난 14일 최대주주인 지에스텔레텍이 지분 22.75%를 아이카이스트와 아이퓨처에 양도하며 주가가 폭등했다. 14일부터 22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한가(가격제한폭)를 기록, 1주일 만에 3000원에서 1만1100원으로 올려놨다.
성지건설도 투자유치와 신사업 진출 기대감에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9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주가를 대폭 끌어올렸다.
KT&G생명과학과 소규모 합병을 결정한 영진약품과 중국 교복시장 진출에 성공한 형지엘리트가 각각 468.1%와 311.8% 급등하며 뒤를 이었고 제일약품(165.3%) 동부건설우(119.3%) 명문제약(109.5%) 우리들제약(106.3%) 필룩스(101.4%) 등도 6개월 만에 주가를 배 이상 불렸다.
상위 10개사 중 의약품 업종이 4개를 차지해 제약바이오 부문의 강세를 다시금 확인시켰다.
상승률 상위주들은 브렉시트로 코스피가 3% 가까이 빠지는 중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브렉시트가 결정된 24일 이후 코스피는 사흘간 2.54% 급락했다. 반면 상승률 상위 10개 종목은 평균 12.9% 상승했다. 10개 종목 중 브렉시트 이후 하락한 곳은 지에스인스트루(-15.6%)뿐이었다.
형지엘리트의 경우 브렉시트 당일 2.16% 상승한 것을 시작으로 27일 10.70% 급등했고 28일에는 상한가까지 오르며 사흘 새 주가를 41.2% 끌어올렸다.
반면 6개월간 하락폭이 가장 컸던 10개 종목은 삼부토건, 핫텍,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등이다. 이들의 주가하락률은 60%에 달한다.
회생 절차를 진행 중이던 삼부토건은 올해 들어 최대주주 변경·계열사 매각·감자 등의 이슈에 10만원이 넘었던 주가가 1만원대로 주저앉았고 핫텍은 자본잠식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에 주가가 4분의1로 내려앉았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도 지난해 시내면세점 선정으로 급등했던 주가가 면세점 오픈과 함께 하락, 50% 가까운 낙폭을 기록했다.
상승률 하위 10개사 중 5개사(삼부토건 핫텍 동부제철 동부제철우 현대상선)가 관리종목이었다. 중국원양자원은 허위공시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불응하며 지난 4월 25일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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