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후 국내 증시 업종별 기상도 보니…전자 '맑음' 자동차 '흐림' 유통·식음료 '비'

입력 2016-06-27 17:48
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등 전자업종에 기관 매수세 유입
자동차주, 엔고 수혜 예상 불구 유럽 판매실적은 저조할 수도

원자재값 급등·강달러 영향 롯데 관련·식음료주 고전할 듯


[ 최만수 / 윤정현 기자 ]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산업별로 어떤 파장을 미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환율 흐름과 브렉시트에 따른 실적 영향이 최대 변수로 꼽힌다. 자동차주는 급격한 엔화 강세로 반사이익을 얻겠지만 길게 보면 악재가 더 많다는 전망이 나온다. 2분기 실적 전망이 좋은 전자업종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다. 식음료·유통주는 달러 강세와 내수 불황 장기화로 약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자동차주의 엔고 수혜는 단기 이슈

27일 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종목은 자동차주였다. 뚜렷한 엔화 강세 때문에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가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지난 23일 일본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04엔대 전반에 거래되던 엔화 가치는 이날 101엔대를 기록하는 등 급등했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영국에 생산기지를 둔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영국보다 더 큰 시장인 유럽 대륙에서 관세 혜택을 잃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각각 1.43%, 0.68% 올랐다. 현대모비스도 1.55% 상승했고 한국타이어(1.96%) 삼화콘덴서(4.46%) 등 부품주도 강세를 보였다.

대부분 증권사는 그러나 자동차업종에 대해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환율 혜택은 단기에 그칠 뿐 유럽 경기 부진과 수요 침체가 확산돼 자동차 판매실적 자체가 나빠질 수 있다는 근거에서다. 파운드·유로화 약세로 유럽의 구매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완성차의 가격경쟁력이 예전보다 못하고 미래 자동차에 대한 연구개발(R&D) 대응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며 “산업 자체의 경쟁력이 불투명한 점이 환율 혜택을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자, 실적 개선에 환율 수혜까


전문가들은 증시 시황이 안정되면 2분기 실적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2분기 실적 전망이 좋은 대표 업종은 정보기술(IT)·전자업종이다. 달러 강세로 수출 여건도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깜짝 실적’을 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전년 동기보다 4.19% 증가한 7조1872억원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전 예상치보다 20% 이상 늘어났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066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기관투자〈?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한국전력 등을 집중적으로 쓸어담았다.

대표적인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식음료주의 전망은 밝지 않다. 설탕 소맥 대두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데다 달러 강세까지 겹쳐 스프레드(재료와 완제품의 가격차)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유통주도 업종을 대표하는 롯데 관련주가 검찰 수사로 위기에 처해 당분간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호텔신라 등 면세점주는 엔화가치 상승으로 중국인 관광객 유치의 최대 경쟁국인 일본보다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 혜택을 볼 것으로 분석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외악재의 영향이 오래가면 내수주가 방어주로 떠오를 텐데 이번 브렉시트의 영향은 단기에 그칠 전망”이라며 “식음료주는 여전히 실적에 비해 주가가 높다”고 말했다.

최만수/윤정현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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