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한 팬클럽 응원 문화
[ 이선우 기자 ]
“남달라! 파이팅!”
26일 박성현(23·넵스)이 첫 번째 티샷에 앞서 소개되자 1번홀 티잉그라운드 주변에 모인 수백명의 갤러리 사이에선 약속이라도 한듯 단체 응원구호가 터져나왔다.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 2016’ 마지막날 경기 안산시 대부도 아일랜드CC는 선수들의 치열한 우승 경쟁 못지않게 팬들의 응원 열기로 뜨거웠다. 흥을 돋우는 응원가와 치어리더 등은 없었지만 조직적인 응원 열기는 프로야구 경기장을 방불케 했다. 현수막, 깃발, 모자, 티셔츠, 어깨띠, 머리띠 등 응원에 동원된 도구도 다양하고 화려했다.
이날 박성현 팬카페 ‘남달라’ 회원 100여명은 이른 아침부터 검은색 단체 모자를 쓰고 삼삼오오 모여 응원도구를 점검하는 등 ‘남다른’ 팀워크를 과시했다. 경기 시작에 앞서 팬카페 ‘직관(직접관람)’ 팀장이 나서 갤러리 에티켓을 숙지시키는 것으로 응원전을 시작했다.
전현영 팬카페 매니저는 “자칫 팬카페의 단체 응원이 선수와 일반 갤러리에게 좋지 않은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 未蔓岵?응원과 튀는 행동은 자제하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갤러리 10계명’을 만들어 팬카페 회원들이 건전한 관람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앞장서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달라 회원들은 선수가 퍼팅을 할 때 응원 현수막을 뒤집어 ‘쉿! 선수들이 집중하고 있어요’라는 주의 문구를 일반 갤러리들에게 보여주며 경기장 정리에 나서기도 했다.
고진영(21·넵스) 팬카페 ‘고코(GOKO)클럽’ 회원 20여명은 핑크색 모자와 티셔츠를 맞춰 입고 단체 응원에 나섰다. 최신식 고코클럽 회장(50)은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좋지만 다치지 않고 무사히 경기를 마치는 게 팬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라며 “특히 같은 조에 속한 다른 선수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더 많이 신경쓴다”고 말했다.
아일랜드CC=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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