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자율 동아리를 만들기로 했다. 처음에는 모여 공부를 할까 하다가 뜻 깊은 경험을 하고 싶어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 일단 양로원에 가서 어르신들을 돕기로 했다. 동네 근처에 있는 양로원에 부탁해 매주 토요일마다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 처음 양로원에 들어섰을 때 약간 긴장했다. 처음으로 해보는 봉사활동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걱정은 그저 ‘걱정’으로 그쳤다. 양로원에 들어서니 모든 분이 따뜻하게 맞아주셨다. 대부분 어르신께서 “학생~”이라고 부르면서 환하게 웃으셨다. 아파서 누워 계시는 분도 많았고, 거동이 불편한 분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픈 몸으로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렸다. ‘내가 선택을 참 잘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친구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도움을 주는 사람, 도움을 받는 사람 모두가 행복해지는 일이란 것도 깊이 느꼈다.
청소하고, 휠체어를 밀고, 식사하는 것을 도와드리는 일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었다.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 긴장을 많이 했다. 혹시 실수라도 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감도 컸다. 그렇지만 어르신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확실히 힘든 게 덜해졌다. 간혹 우리의 도움을 거부하거나 싫어하는 분들도 계셨다. 아마 우리가 간병에 서투른 고등학생이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또 우리를 힘들게 하는 환자분도 계셨다. 처음엔 좀 당황했지만 한 번 더 생각해 보니 이해가 갔다. 아무래도 몸이 불편하니 마음도 편치 않을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시간이 지나면서 어려운 일에도 나름 적응이 됐다. 환자분의 마음을 좀 더 이해하고, 점차 요령이 생겼다. 휠체어를 밀고, 몸을 일으켜 드리고, 식사하는 것을 도와드리는 것도 조금씩 편해지고 익숙해졌다. 물론 몇 주 만에 완전히 편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려움을 견뎌내는 것 또한 봉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일을 의무가 아니라 자발적인 봉사로 계속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사람은 봉사를 통해 스스로 많이 배운다. 참을성과 인내심을 기르고, 마음도 더 따뜻해진다. 청결을 유지하려면 청소를 꼼꼼히 해야 하니 부지런해진다. 우리들의 봉사로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이다. 앞으로 매주 토요일마다 4시간씩 봉사활동을 한다.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열심히 할 것이다.
신상우 생글기자 (화정고 2년) swshins@naver.com
한글 전용정책이 위헌이라니 !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한글’을 우리 고유 문자로 정하고 공문서 등에서 한글 사용만을 원칙으로 규정한 국어기본법이 헌법을 위배하는지를 심리하기 위한 공개변론이 열렸다. 한글 전용정책은 논란이 있지만 옳은 정책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새로 규정한 국어기본법은 모든 일상생활에서 한자문화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다. 보편적으로 해독이 가능해야 하는 공문서와 초·중등 교과서를 한글 전용으로 규정하자는 것이다. 문자라는 것은 인간의 의사소통을 위한 시각적인 기호 체계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면 그것은 문자로서의 역할을 상실하는 것이다. 기본적인 의사전달을 위해 만들어진 공문서와 초·중등 교과서를 모두가 해독 가능한 한글 전용으로 하자는 것이 왜 국민의 어문생활을 간섭한다는 것인가. 오히려 이것은 한자를 모르는 사람을 의도적으로 배척하는 것에 불과하다. 한자 사용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우리말의 60~70%가 한자어이고, 한글만으로는 단어의 의미를 명확히 알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다. 하지만 이 점들도 극복할 수 있다. 우리말에서 많은 부분이 한자어로 이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한자어들은 모두 문맥상으로 해석이 가능하고 사람들은 문맥상으로 해석한다. 예를 들어 ‘연패’라는 단어가 있다. 이 단어는 ‘연속해서 이긴다’라는 뜻과 ‘연속해서 진다’는 두 가지의 의미를 담고 있다. 사람들은 이 ‘연패’라는 단어를 문맥에서 어떠한 뜻을 함축하는지 판단하지 ‘연패’라는 단어 그대로 해석하지 않는다. 또, 한글만으로 단어의 의미를 명확히 알기 어려운 것도 아니다. 오히려 한자어가 단어의 의미를 명확히 알기 어렵다.
예를 들어, ‘선생’이라는 단어가 있다.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먼저 태어난 사람’밖에 안 된다. 하지만 우리는 통용되는 의미로 ‘학생을 가르치 ?사람’으로 이해한다. 이렇듯 반대 측의 주장은 논리적 비약이다.
우리나라에서 한자의 사용은 오랜 역사와 의미를 지닌다. 그 역사만큼 현재 우리의 언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모두가 알 수 있는 ‘한글’로 규정하자는 것은 옳은 정책이며, 이것을 위헌이라 하는 것은 문자가 아닌 인간에게 차별을 두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김택진 생글기자 (경주신라고 3년) taek9808@daum.net
구마의식 과연 안전한가요?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이슈가 있다. 영화 ‘검은 사제들’로 화제가 됐고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1014회)에서까지 이 문제를 다뤘다. 바로 ‘구마의식’이다. 그렇다면 구마의식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로는 ‘마귀를 내쫓음. 사람이나 사물에서 악령을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내쫓는 준성사. 마귀를 내쫓는 의식’이라 한다.
로마 교황청의 가톨릭 교회법 제172조는 교구 직권자로부터 허가를 받은 신부만 구마의식을 행할 수 있다고 한다. 구마(驅魔)는 악령을 쫓는 퇴마라는 말과 같은 의미다. 로마 가톨릭은 1990년에 구마의 필요성을 절감해 구마사제협의회를 창설했다.
이탈리아의 가톨릭 신학교 UPRA는 2005년 1년 코스의 ‘구마학’(exorcism)강좌를 개설했고, 지금도 130여명의 사제가 악마주의의 역사와 현실 그리고 구마 행위와 관련한 이론들을 배우고 있다고 한다. 불법 구마의식들이 문제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한국인들이 프랑크푸르트의 한 호텔에 투숙한 다음날 살인 사건에 휘말렸다고 했다. 40대 한 여성이 죽었는데, 용의자는 다름 아닌 가족이었다.
이들 중 10대 청소년은 사망한 여성의 아들이다. 독일 생활은 악몽이 되고 말았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당시 함께 유학길에 올랐다가 죽기 직전 구조된 민모씨를 만났고, 그녀를 통해 가해자 김모씨가 악령을 언급하고 악령을 쫓아내야 한다면서 피해자 이모씨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이야기다.
악령을 퇴치한다는 의식은 결국 구타로 이어졌고, 그들과 함께 떠난 아이들도 이 사건에 휘말렸다. 심지어 그 아이들은 엄마가 잠시 잠이 든 것이라고 아직까지 믿고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나는 구마의식이 정말 정당한 것인지 의문이 생겼다. 확실하게 입증된 의식도 아니고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계속 이어질 우려도 있다. 구마의식이 우리 사회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뭐든 바르지 못한 것은 미리 계도해 피해를 사전에 막아야 한다. 종교는 신성하고, 종교를 믿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어떤 의식도 종교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는 없다. 구마의식도 마찬가지다. 철저한 감시와 엄격한 제한이 필요하다. 종교 또한 사회적 악을 행하면 처벌하는 것이 마땅하다.
장다연 생글기자 (동명여고 3년) shori9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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