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단 출신 이충희 에트로 대표
6개월마다 새 작품으로 전시
[ 박상익 기자 ]
강원 화천군 사내면에는 육군 15사단 장병과 군 가족이 이용하는 복지시설 ‘명월회관’이 있다. 도시보다 문화생활을 즐기기 어려운 이 지역에서 지난해 12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이충희 에트로 대표 겸 백운갤러리 관장(사진)이 명월회관 안에 ‘명월 백운갤러리’를 연 것. 15사단은 1사1병영으로 맺어진 이 대표에게 군 장병을 위해 미술 작품을 대여해달라고 요청했다.
평소 장병 복지에 관심이 많던 이 대표는 선뜻 그림을 내줬다. 서울 청담동 에트로 본사 내 백운갤러리에 소장된 500여점의 작품 중 35점이 명월 백운갤러리에, 20여점이 사단 사령부 및 부대 건물에 걸렸다. 김환기 한미키 이우환 등 유명 작가의 판화, 회화 작품이 장병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지난달 이 대표는 갤러리 개관 후 6개월마다 작품을 바꿔 걸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최전방에 있더라도 장병들이 문화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뜻에서다. 김기창 ?湧?판화, 독도를 추상화로 표현한 이종상 화백의 작품 등 58점의 새 작품이 부대 분위기를 한껏 밝게 했다.
학군단(ROTC) 15기 출신인 이 대표는 장병들에게 예술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알리기 위해 부대 내 공연도 기획한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군인, 경찰 등 300여명이 뮤지컬 ‘카르멘’을 관람할 수 있도록 초대장을 보냈다. 오는 9월20일에는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육군 36사단을 위한 오케스트라 공연을 열 계획이다.
“힘이 닿는 한 전국의 사단급 이상 부대에서 모두 강연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15사단, 육군 1군사령부 외에 다른 부대에서도 계속 그림을 전시할 계획입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