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기대했다가 '낙동강 오리알'…밀양 땅 투자자들 '잔금 거부' 속출

입력 2016-06-22 18:04
신공항 때문에 '공황 상태'

5년간 70% 뛴 밀양 하남읍 땅…"팔아달라" 중개업소에 전화 빗발
부산 대항동서 분양 활발했던 다세대·펜션형 빌라도 '울상'


[ 문혜정 / 윤아영 기자 ] “경남 밀양시 상남면 농지 3000㎡를 산 사람이 오늘 잔금을 치르기로 했는데 계약을 포기하겠다고 하네요.”(밀양시 하남읍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정부가 지난 21일 영남권 신공항 사업을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하면서 그동안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던 밀양의 주요 공인중개업소들엔 22일 문의전화가 쏟아졌다. 상남면은 공항이 들어설 것으로 기대됐던 하남읍과 맞닿아 있어 수혜가 예상된 곳이다. 잔금 지급을 미룬 매수자는 외부 투자자로 상남면 농지를 3.3㎡당 19만원에 사겠다고 계약서를 작성했지만 공항 유치가 무산되자 매입을 포기했다는 게 중개업소 설명이다.

2011년 3.3㎡당 10만원 정도에 거래되던 하남읍 낙동강변 농지(사진)는 2014년 14만원 안팎, 지금은 17만~18만원으로 올랐다. 주택 허가를 받아놓은 계획지역은 3.3㎡당 40만원에 달한다. 삼문동의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밀양 주변 대도시인 대구와 부산, 창원, 울산 등에서 땅을 사놓은 분들이 있다”며 “당장 헐값에 내놓진 않겠지만 앞으로 어떻게 할지 묻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지난달부터 신공항 선정 관련 뉴스가 대거 보도되면서 하남읍 일대에선 집이나 땅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토지주나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반면 투자하려는 사람들은 하남읍과 상남면 농지 이외에도 밀양시 주택이나 상가, 남밀양 나들목(IC) 인근 토지까지 관심을 보였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설명이다. 신공항이 건설되면 인구가 대거 유입될 것으로 기대해서다.

또 다른 신공항 후보지였던 부산 가덕도 주변 부동산시장도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산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이곳은 신공항 선정 기대가 커지면서 인근 토지 매수를 문의하는 외부인들이 크게 늘었다. 부산은 물론 김해, 진해 등에서 온 투자자들이 신공항 후보지로 거론됐던 대항동과 배후 지역인 천성동, 성북동의 부동산에 관심을 보였다. 부산 강서구 B중개업소 관계자는 “대항동에선 올 들어 공항 건설을 기대하고 다세대주택과 펜션형 빌라 분양이 잇따랐다”고 말했다.

다세대주택 분양가격이 3.3㎡당 1200만~1500만원으로 부산 지역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었는데도 공항 후보지로 선정되면 수억원대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외부인들이 많이 분양받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곳은 2011년 신공항 후보지로 거론됐다가 한 차례 좌절된 전례가 있어 밀양에 비해 땅 투자는 활발하지 않았다고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밝혔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신공항 후보지 주변 토지와 주택에 대한 매수세가 강했던 만큼 시세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혜정/윤아영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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