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판의 전쟁, 제 4차 산업혁명

입력 2016-06-22 17:58
이영 < 한국여성벤처협회장 kovwa@kovwa.or.kr >


우리가 사는 지구는 여러 개의 크고 작은 판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 판이 움직이다 만나면서 경계선을 만드는데 이를 ‘불의 고리’라 부른다. 이 불의 고리에서 대규모 지진, 화산활동, 조산운동이 자주 일어난다.

18세기 철도와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시작된 1차 산업혁명, 전기와 컴퓨터가 이끈 2차, 3차 산업혁명을 거쳐 인류사에 유례가 없었던 대규모 ‘판의 전쟁’, 4차 산업혁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면 그 변화의 물결 속에 향후 5년간 약 7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전망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지적 노동까지도 인공지능(AI)이나 로봇으로 대체됨에 따라 노동시장의 모습이 근본적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주력산업 vs 신사업’ ‘실물경제 vs 금융경제’ ‘자본, 노동 집약적 제조 vs AI 로봇에 기반을 둔 최첨단 기술제조’ 등의 빅매치는 쓰나미처럼 우리 생활을 변화시킬 것이다.

산업혁명이 일어날 때마다 기존 사업은 붕괴됐고 이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은 기업이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이 됐다. 과연 누가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는 불의 고리 중앙에서 화려하게 모습을 드러내게 될까?

혁신적 변화는 여러 가지 전제조건이 동시에 모두 충족될 때만 일어난다고 한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필자는 그 해답의 중심에 인재 양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키워드는 AI, 가상현실(VR), 지능로봇, 나노, 빅데이터, 자율주행자동차 등이다. 또 이를 통해 과거 100년간 이뤄진 변화보다 앞으로 10년간의 변화가 훨씬 크다고 하니 주도권을 놓쳤을 때의 위험도가 10배인 셈이다. 따라서 다가올 미래의 신세계를 발견할 도전적인 탐험가를 양성하는 일이 제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길이자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길이다.

미국과 중국의 대학 졸업생이 벤처에 몰려드는 반면 우리만이 대기업 입사시험이나 공무원시험에 목매고 있다. 20세기 판과 21세기 판이 격돌하는 지금, 입시형 고시형 인재가 주류를 이루는 대한민국은 곧 과거가 될 미래를 위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가 될 수 있도록 사회적 대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영 < 한국여성벤처협회장 kovwa@kovwa.o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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