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시장 3차개방 대책은 (2)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 변호사만 10명 달해
산자부 장관·공정위 출신 등
팀원 모두 IT분야 베테랑들
[ 이상엽 기자 ]
법률시장 3단계 개방으로 ‘국경 없는’ 법률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게 됐다. 대다수 법조 전문가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서 해외 대형 로펌의 공세가 거세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에 과감하게 ‘아니오’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법무법인 세종의 ‘IT전문팀’이다.
조정희 변호사는 “IT는 흔히 국경 없는 분야로 알고 있지만 한국에서 사업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사업자를 막론하고 국내법에 관한 최고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다른 건 몰라도 IT만큼은 해외 대형 로펌이 대체하기 힘든 법률서비스 분야”라고 말했다.
세종 IT전문팀의 출범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등 IT 관련 기업이 점차 늘어나고 기존 대기업들도 IT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하면서 자문 의뢰 등이 쏟아질 때였다. 이전까지는 없었던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생소한 이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평소 IT에 관심이 있는 몇몇 변호사가 모여 스터디 모임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스터디 모임이 임시 프로젝트 팀으로 운영되다 올해 정식으로 출범한 것이다.
IT 분야와 관련해 한두 명의 전담 변호사를 지정해 놓은 국내 대형 로펌도 있지만 ‘IT전문팀’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팀 단위의 체계적인 조직을 꾸린 것은 세종이 처음이다. 세종의 IT전문팀은 파트너 변호사만 10여명에 이른다. 팀 수장 격인 이건주 변호사와 최성진 변호사는 대검에서 과학수사기획관과 디지털수사담당관 등을 지냈으며, 강현정·김윤희·박영준·정태성 변호사는 이공계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자랑한다. 이 외에도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김영주 고문, 미디어미래연구소 박사인 이종관 방송통신 전문위원, 지식재산권 전문인 임상혁 변호사, 공정거래위원회 출신으로 입법자문 전문인 백대용 변호사, 카카오와 SK텔레콤 등 다수의 IT기업 M&A 자문을 수행한 조정희 변호사 등 팀원 모두 IT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백대용 변호사는 세종 IT전문팀만의 특징과 강점으로 △송무(소송), 자문, 회사법 등 기존의 보수적인 틀을 깨고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유기적인 팀이라는 것 △팀원 모두 IT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 △주심 변호사제를 도입해 특정 사안에 대한 전담 변호사 책임제를 마련한 것 등을 꼽았다.
IT전문팀은 대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에도 큰 관심을 쏟고 있다. 몇몇 핀테크 업체 사례에서 보듯 스타트업은 서비스나 프로그램을 개발해놓고도 사업 론칭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 IT전문팀은 외국 소프트웨어 업체의 국내 진출(인바운드) 업무도 다수 담당하고 있다. 이건주 변호사는 “IT 이슈는 국내 법과 외국 법이 충돌하거나 기존의 규제와 새로운 기술이 충돌하는 곳에서 많이 발생한다”며 “나날이 발전하는 IT 기술로 인해 법조 산업의 서비스 지형도 바뀌어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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