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확장 방식은
새 활주로 3.2㎞…A380도 이·착륙 가능
동대구역서 직통철도…접근성 대폭 개선
[ 강경민 기자 ]
정부가 21일 영남권 신공항 대안으로 내놓은 김해공항 확장방안은 활주로 한 개를 추가로 건설하고, 터미널과 관제탑까지 신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도로 철도 등 연결교통망을 확충하는 등 총 4조1700억원을 들여 사실상 공항을 새로 짓는 수준으로 김해공항을 확장하겠다는 게 국토교통부의 방침이다.
◆“김포공항 능가하는 공항 건설”
김해공항은 행정구역상 부산 강서구 대저2동에 있다. 1958년 8월 부산 수영비행장이 최초로 지어진 뒤 1963년 9월 부산국제공항으로 승격했다. 공항시설 확장을 위해 1976년 8월 지금의 자리로 이전한 뒤 김해국제공항으로 이름을 바꿨다. 공군의 제5공중기동비행단이 주둔한 군사공항으로도 함께 사용되고 있다. 김해공항 국제선은 중국, 일본, 필리핀, 태국 등지의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지난해 김해공항 이용객은 국제선 591만명, 국내선 642만명 등 1233만명에 달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에도 개항 이후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김해공항 확장안의 가장 큰 장점은 6조~10조원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 신공항 건설보다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김해공항 확장에 4조17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제주 신공항 건설 비용(4조1000억원)과 비슷하다. 공항 시설 확충에 3조5700억원, 도로·철도 교통망 확충에 6000억원이 각각 투입된다.
정부가 내놓은 김해공항 확장의 핵심은 기존 활주로 서쪽에 40도 방향으로 3200m 길이의 새로운 활주로 한 개를 신설하는 것이다. 현존하는 세계 최대 규모 여객기인 A380 기종도 이·착륙 할 수 있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김해공항에는 각각 3200m, 2743m 길이의 활주로 두 개가 있다. 국토부는 기존 두 개의 활주로는 남쪽에서 착륙하는 비행기가 전용으로 사용하고 새로운 활주로는 이륙하거나 북쪽에서 착륙하는 비행기가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서는 국토부와 부산시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여섯 차례에 걸친 용역을 통해 일곱 개 시나리오를 검토했다. 그동안 가장 논란이 된 건 인근 지역의 소음 피해다. 북쪽에 있는 해발 380m 높이의 돗대산과 630m의 신어산도 비행 안전에 위협이 되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대해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장마리 슈발리에 수석엔지니어는 “새로운 활주로에 비행기가 잘못 접근하는 문제만 해소하면 안전문제는 해결된다”며 “신설되는 활주로로 曠?소음 피해는 1000가구 미만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2026년께 공항 확장 끝내
국토부는 연간 28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제선터미널을 신축할 예정이다. 기존 국내선과 국제선터미널은 국내선 전용으로 활용된다. 김해공항 확장이 이뤄지면 여객수요 처리 인원이 현 1800만명에서 김포공항(3575만명)을 능가하는 3800만명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토부는 김해공항에 새로운 활주로와 관제탑, 여객터미널이 건설되면 김해공항 면적이 197만㎡에서 270만㎡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공항(660만㎡)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김해공항을 연결하는 인근 교통망도 확충된다. 정부는 고속철도(KTX) 동대구역과 김해공항을 환승 없이 연결하는 철도를 신설할 계획이다. 현재 동대구역에서 김해공항까지는 자동차로 100분가량 걸린다. 철도가 새로 깔리면 소요 시간이 75분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대구~부산 고속도로 및 남해 제2고속도로에서 김해공항 국제선터미널을 직접 연결하는 7㎞ 연결도로도 신설된다. 대구 등 영남 지역에서 김해공항으로 접근하는 시간을 단축해 교통 편의성을 대폭 개선하겠다는 게 국토부 방침이다.
국토부는 연내 예비타당성 조사를 추진하고 내년 공항 개발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토부는 행정절차 등을 감안하면 공항을 확장하는 데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