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 판에 첨단 제조업마저 추락하고 있다는 경고

입력 2016-06-21 17:26
통신기기, 컴퓨터, 반도체, 과학측정기기, 제약, 항공우주 등 첨단제조업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추락하고 있다는 경고음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1일 발표한 ‘고부가 제조업의 추이와 수출 경쟁력 국제 비교’ 보고서에서 한국 첨단제조업이 최근 5년간(2010~2014년) 부가가치 증가율, GDP(국내총생산) 대비 비중, 수출 증가율, 비교우위지수(RCA) 등에서 일제히 하락하거나 미국, 독일, 중국 등 주요 경쟁국에 밀리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기간 한국 첨단제조업의 부가가치 연평균 증가율은 -4.7%로 비교국 중 일본을 제외하고 미국 독일 중국 대만 영국 등에 모두 뒤처졌다. GDP 대비 부가가치 비중도 2010년 6.1%에서 2014년 3.9%로 뒷걸음질쳤고, 같은 기간 수출도 0.5% 증가에 그쳐 대부분 경쟁국들이 4%대 수출 증가를 보인 것과 대조를 보였다. 특히 2010년 대비 2014년 무역수지에서 대만 중국이 각각 26%, 6% 증가하고 독일도 흑자 전환한 데 반해 한국은 15%나 감소했다. 비교우위에서도 반도체 등 일부를 제외하면 하락세였다. 한마디로 한국은 첨단제조업마저 위기로 내몰리는 판이다.

전통산업이 구조조정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첨단제조업의 중요성은 두 번 강조할 필요도 없다. 더구나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이 앞다퉈 제조업 첨단화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미국만 해도 오바마 행정부가 제조업 부활이라는 기치 아래 미 전역에 제조업 특구를 확산시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엊그제 9번째 특구로 지정된 LA특구가 세계 일류 센서를 만들어 낼 곳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맞서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일본은 ‘신산업구조비전’, 중국은 ‘중국제조 2025’를 들고 질주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한국은 미래 제조업의 향방을 가를 제4차 제조혁명에서 경쟁국에 뒤처질 공산이 크다. 첨단제조업이 받쳐주지 않으면 산업구조 고도화도, 신산업도 사상누각이다. 연구개발, 인력양성 등 첨단제조업의 경쟁력을 견인할 제조업 정책의 일대 혁신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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