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 바꾸는 기업들
[ 정지은 기자 ]
오후 3시. 여느 회사라면 직원들이 좁은 사무실 책상에 앉아 업무에 바쁠 시간이지만 삼성전자에선 아니다. 직원들이 휴게공간에서 커피와 빵 등 간식을 먹으며 업무 회의, 일상적 고민 등을 자유롭게 나눈다.
지난달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사업장에 센트럴파크라는 직원 편의공간이 생긴 뒤 일어난 변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어야 좋은 인재를 확보하고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요즘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선 ‘일하고 싶은 회사 만들기’를 목표로 한 조직문화 개선 작업이 한창이다.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좋은 인재를 찾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기업별로 우수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 센트럴파크도 이런 움직임의 대표적인 예다. 이곳은 삼성전자 직원 3만여명이 자유롭게 사업 아이디어를 고민하거나 건강관리, 휴식 등을 즐길 수 있는 편의공간이다.
대형 축구장 다섯 개를 합쳐놓은 것과 같은 면적인 3만8324㎡의 지상 1층엔 나무 4200여그루를 심어 공원으로 꾸몄다. 1만9326㎡의 지하 1층은 각종 편의시설을 모아 거대 아케이드로 조성했다. 이 시설을 짓는 데 1845억원을 투자했다.
세계 직장인이 한 번쯤 근무해 보고 싶은 일터로 꼽는 구글의 구글플렉스도 같은 취지에서 운영되고 있다. 구글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29만㎡의 구글플렉스를 운영하고 있다. 구글플렉스에는 사무동을 포함해 직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피트니스센터, 휴게공간 등이 마련돼 있다.
시설만이 아니라 인사제도 개선도 이뤄지고 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사무직과 기술직 사원 2만5000명을 대상으로 오는 8월부터 재택근무를 시행하기로 했다. 근로 방식을 다양화해 업무 경험이 풍부한 여직원이 육아 또는 부모 간병을 이유로 회사를 떠나는 걸 막고, 육아에 적극 동참하는 남성 직원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재계 관계자는 “업무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지원하고 싶은 회사라는 이미지를 심는 효과까지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도록 하는 도요타의 새로운 업무 방식은 일본은 물론 국내외 다른 기업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도 매월 하루는 무조건 회의를 하지 않는, 일명 ‘회의 없는 날’을 정했다. 불필요한 책상 회의를 없애고 실무에 집중하는 효율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지난 1월에는 ‘시차 출퇴근제’를 도입했다. 8세 이하 어린 자녀를 둔 임직원은 최대 두 시간까지 늦게 출근해도 된다. 늦게 출근한 시간만큼 퇴근 시간을 늦추는 식으로 조율할 수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