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는 그냥 두면 종이조각…수익화 방법 고민해야"

입력 2016-06-19 18:08
김공식 미국 민츠레빈 변호사
"특허 소송은 사업…공격적이어야"


[ 뉴욕=이심기 기자 ] “특허는 그냥 두면 종이 조각에 불과합니다. 돈이 되는 비즈니스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미국 보스턴에 있는 법무법인 민츠레빈의 김공식 특허전문 변호사(파트너·사진)는 “특허를 방어수단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수익화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중국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소송을 낸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앞으로 세계가 특허전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변호사는 한국에서 일반화된 ‘특허괴물’이라는 용어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기업에서는 소송을 비즈니스 수단으로 간주해 적극 투자하는 반면 한국 기업들은 소송을 피해야 할 리스크로 본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허괴물’에 담겨 있는 부정적인 인식이 한국에서 특허를 보는 관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한국 기업이 미국 특허라이선싱 회사의 먹잇감이 되는 것도 이 같은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이 타깃이었지만 지금은 중소부품회사까지 공격받고 있다”며 “한국 기업은 경고장만 보내도 쉽게 항복한다는 게 업계의 인식”이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해법으로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생각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기술을 활용해 제대로 된 ‘특허무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들어 녹십자와 나노엔텍, 보람제약 등 국내 제약회사가 미국의 초대형 회사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해 유리한 조건으로 합의를 이끌어낸 것도 투자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김 변호사는 1997년부터 4년간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변리사로 일하다가 미국으로 유학 갔다. 뉴햄프셔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2006년부터 보스턴 에드워즈 와일드만 로펌에서 변호사를 시작했다. 2014년 민츠레빈 로펌으로 자리를 옮겨 특허출원과 상표분쟁 업무를 맡고 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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