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바이러스 우려에 브라질은 '차분'

입력 2016-06-11 10:16


(김익환 증권부 기자)기자는 지난 6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입국했습니다. 리우데자네이루 공항 문을 나서자 예상과 달리 서늘한 찬바람이 불었습니다. 남미의 따사로운 햇살은 보기 어려웠죠.

남반구에 위치한 브라질 날씨는 우리와 반대입니다. 이 나라의 겨울은 6~8월입니다. 이때 밤 날씨는 10도를 밑도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자가 리우데자네이루에 체류하는 동안 밤에 두터운 오리털 점퍼를 걸친 이들도 눈에 간혹 띄었습니다. 리우데자이네루 올림픽이 시작되는 8월이면 한층 서늘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브라질 출장을 준비하면서 주변의 걱정이 많았습니다. 지카바이러스 때문이죠. 국내 남성 정자에서 살아있는 지카바이러스를 처음 검출했다는 보도가 최근 나오면서 출장을 만류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브라질 현지 반응은 차분했습니다. 겨울로 접어들면서 지카바이러스의 기세가 크게 꺾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늘한 날씨 덕분에 지카바이러스 매개체인 모기부터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최근 현지 감염자도 거의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마르셀로 파트리시우 리우올림픽 의료팀 단장은 “6월 첫째주 지카바이러스 관련 감염자에 대한 보고가 단 한건도 없었다”며 “겨울철에 접어든 만큼 지카牡肩??환자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마리오 안드라다 리우올림픽 대변인도 “수차례 방역을 이어가며 철저하게 대비한 만큼 문제없다고 보장한다”고 말했습니다. 브라질은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외부의 우려를 의아하게 바라보기도 합니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 40년간 거주하고 있는 프리랜서 언론인 헤롤드 에머트 씨도 “외신에서 지카바이러스에 대해 지나치게 과잉 보도하면서 공포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자도 리우데자네이루 체류하는 동안 지카바이러스보다는 추운 날씨가 더 걱정이었습니다.

국내 언론에서 연일 지카바이러스 관련 뉴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카바이러스 테마주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급등하고 있습니다. 지카바이러스의 진원지는 차분한 반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국내에서는 ‘지카 공포’가 창궐하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브라질 현지에서 경험한 바로는 지나친 우려로 보입니다.(끝) /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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