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김태리 “박찬욱 감독님 만나러 오디션 갔다가 합격까지” [인터뷰]

입력 2016-06-10 18:32
“꾸준한 배우 되고 싶어요”

‘올드보이’ 강혜정, ‘친절한 금자씨’ 이영애, ‘박쥐’ 김옥빈에 이어 박찬욱 감독의 뮤즈가 새롭게 탄생했다. 바로 영화 ‘아가씨’로 대중의 눈도장을 찍게 된 신예 김태리.

김태리는 박찬욱 감독의 7년만의 국내 복귀작인 ‘아가씨’에서 ‘백작(하정우 분)’과 거래를 한 하녀 ‘숙희(김태리 분)’ 역을 맡았다. 더욱이 ‘숙희’는 새로운 얼굴을 캐스팅하고자 했던 박찬욱 감독의 뜻에 따라 오디션으로 발탁했다.

소속사를 통해 오디션 소식을 듣게 됐다는 김태리는 “소속사에서 오디션 참가를 권유했지만, 어떻게 주연을 벌써 하나 싶어서 망설여졌다. 하지만 소속사에서는 박찬욱 감독님을 뵐 수 있는 좋은 기회니 참가라도 하라고 권했다. 그래서 참가에만 의의를 뒀는데 합격까지 된 거다. 얼떨떨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김태리가 본 오디션 공고에는 ‘노출 수위 최고 수준, 협의 불가’라는 조건이 있었다. 고민을 안 하는 성격인데도, 출연을 망설일 수밖에 없었단다.

“그런 걸 많이 고민 안 하는 성격인데도 더 깊이 고민을 했다. 시나리오가 재밌는 건 알았지만, 내가 연기 경험이 많이 없는데 오히려 누가 되지 않을까 부담감이 컸었던 거다. 그럼에도 감독님이 원동력이 됐다. 고민을 많이 하고 결정 후부터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감독님과 장면 위주로 대화를 많이 나누며 숙희를 완성해나갔다.”

‘아가씨’의 명장면으로 꼽히고 있는 ‘숙희’가 ‘히데코(김민희 분)’의 이를 갈아주는 장면에서는 어떤 장면 촬영 때보다 긴장을 많이 했단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영화 통틀어 제일 떨었다. 나도 모르게 부담감이 있었나보다. 순간적으로 적응해서 촬영했고, 나중에는 재밌게 촬영한 걸로 기억한다. 물론 대사 없이 눈빛만으로 표현한다는 게 쉬운 작업은 아니지만,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재밌는 것 같다. 디테일한 부분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 (웃음)”


김태리는 경희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출신으로, 그가 어떻게 배우의 길을 걷게 됐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대학교 시절 연극 동아리 활동이 배우의 꿈을 갖게 된 계기였다고.

“신입생 때 연극 동아리 생활을 하면서 연극에 빠졌다. 대학교 졸업하자마자 극단에 들어갔다. 극단에 있으면서 작은 영화들에 작은 역할들로 참여하다가 영화의 재미까지 알게 됐다. 그때 소속사를 만났고, 박찬욱 감독님을 만나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됐다. 일희일비 하지 않고 꾸준히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김태리는 ‘아가씨’에 대해 “‘아가씨’는 굉장히 쿨하고 스피드한 이야기다. 어떤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볼 필요도 없다. 여가시간에 시간 내서 보기에 전혀 겁낼 필요 없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야기에 집중해서 보면 배우들의 연기나 영상에서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다”고 자신했다.

‘아가씨’는 개봉 6일째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중 가장 빠른 흥행 속도다. 이에 김태리는 “스코어에 대해 정확히 몰라서 어느 정도 들면 좋겠다라는 바람조차 생각 못한 게 사실이다. 다만 감독님, 스태프들, 일하고 있는 홍보팀들 모두 고생하신 만큼 많은 분들이 봐주시길 바랬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박주연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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