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안녕하세요' vs SBS '동상이몽'…월요예능 '사연 전쟁' 어디까지 가나

입력 2016-06-10 17:57
[ 선한결 기자 ] 매주 월요일 밤에 고민을 소재로 다루는 두 예능 프로그램이 동시에 전파를 타고 있다. KBS의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와 SBS의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사진)다.

두 프로그램 모두 일반인들의 사연을 받아 토크쇼 형식으로 풀어낸다. 특이한 식성이나 취미가 있는 사람들, 가족 간 갈등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고민을 보내고 방송 패널로부터 조언을 얻는다. ‘안녕하세요’는 사연을 겨뤄 최종 선정된 이에게 상금을 주고, ‘동상이몽’은 출연자의 일상을 촬영한 관찰 카메라 영상을 곁들인다는 정도가 다르다.

시청률도 비슷하다. 지난달 30일 방송분은 각각 시청률 4.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지난 6일 방송분은 5.0%를 낸 ‘동상이몽’이 ‘안녕하세요’를 0.2%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엎치락뒤치락하는 시청률 경쟁 때문일까. 두 프로그램은 자극적인 내용을 앞다퉈 내보내고 있다. 지난달 23일 ‘안녕하세요’에 출연한 한 여성은 10년째 남편에게 하녀 취급을 받는다는 사연을 들고 나왔다. ‘너는 생각 자체를 하지마’ 등 남편의 인격 모독적 발언도 그대로 轢邦?탔다. 한 연예인 패널이 방송 도중 “상금을 받으려고 이러는 것인가. 직접 돈을 모아서라도 줄 테니 그만둬라”고 말했을 정도다.

지난 6일 방송한 ‘동상이몽’은 ‘현대판 콩쥐팥쥐’ 자매를 내보냈다. 언니들에게 구박받으며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는 한 여고생의 사연이다. 외식 자리에는 빼놓고 가고, 집에서는 언니들이 동생에게 양말을 벗겨달라고 하는 등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가족들의 모습에 시청자들의 비난과 함께 조작 논란까지 나왔다.

프로그램 관계자는 “방송 차원의 조작은 없지만, 출연자들이 카메라 앞에서 과장된 행동을 하는 것까지 조절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두 프로그램이 고민을 가볍게 소비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출연자의 사연이 나오면 패널들이 “‘막장 드라마’가 따로 없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각자의 의견을 낸다. 고민을 소재로 한 말장난이나 희극적인 상황도 종종 나온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사연을 다루다 막바지에 ‘어쨌든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자’며 급히 마무리하기 일쑤다. 공감과 치유 대신 답답함만 남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고민 상담을 소재로 한다면 출연자와 시청자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 생긴다”며 “재미도 중요하겠지만 고민을 단순히 희화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방송사의 한 PD는 “예능 프로그램이 화제성을 잡기 위해 점점 수위 높은 고민을 다루고 있다”며 “심각하거나 민감한 사연은 전문가와 함께 교양 족慣瀏?【?다루는 식으로 소재를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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