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들어가며
“저도 서울대에 갈 수 있을까요. 반드시 가고 싶어요.” 지난달 27일, 경기 광주시 농어촌 지역 초월고 특강에서 받은 질문이었다. 학생은 손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말은 어눌했다. 서 있기도 불편해 했다. 곁엔 어머니와 선생님들이 혹시라도 넘어지면 잡아주려고 대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학생의 눈빛은 초롱초롱했고, 힘들어 하면서도 스스로 서서 질문했다. 2학년 김혜준 학생이다. 변선애 선생님은 “뭐든 스스로 하려고 하고, 친구들도 참 좋아합니다. 우리 학교 전교 1등이에요”라고 말했다. 이번 호는 서울대의 실전면접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Ⅱ. 서울대 실전면접 문제 유형 및 구성
1) 2016학년도 서울대 면접·구술고사는 크게 출제문항 기반 면접과 제출서류 기반 면접으로 나눌 수 있다. 출제문항 기반 면접은 수시모집과 정시모집 일반전형에서 시행하고 있다. 교과지식을 묻는 계열별 공동 출제와 적성 및 인성 등을 평가하는 모집단위 자체 출제로 이뤄진다. 별도의 답변 준비시간이 주어진다. 반면 제출서류 기반 면접은 별도의 답변 준비시간 없이 대학교에 제출한 서류 내용과 기본적인 학업 소양을 확인한다. 정리하면 표와 같다.
문제 구성을 살펴보면 ①출제문항 기반 면접(1)의 경우 △인문계열은 인문학 2세트, 사회과학 2세트, 수학 2세트를 △자연계열은 수학 2세트, 물리 1세트, 화학 1세트, 생명과학 1세트, 지구과학 1세트를 보았다. 계열별 공동출제로, 고교 교육과정 범위 및 수준 내에서 출제됐다. ②출제문항 기반 면접(2)의 경우 사범대학은 교직적성 및 인성면접 수시에서 2세트, 정시에서 2세트를 보았고, 수의과대학, 의과대학, 치의학대학원 치의학과는 적성 및 인성면접으로 수시에서 1세트를 보았다. 의과대학만 정시에서 1세트를 보았다. 모집단위 자체에서 교과지식 관련 여부를 출제했다. ③제출서류 기반 면접은 교과지식을 묻는 출제문항 없이 제출서류 관련 문답이었다. 예를 들면 지원동기, 탐구활동 수행 시 문제의식, 독서내용, 관심분야와 학업계획의 연계, 문제해결 또는 역경극복 사례 등이다.
2) 올해 2017학년도 서울대 입학전형은 위 2016학년도 입학전형의 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몇 가지 주요한 변경 사항이 있다.
①면접준비 시간이 바뀌었다. 출제문항 기반 면접의 경우 인문계열은 준비시간이 30분으로 동일하지만, 자연계열은 30분에서 45분으로 늘었다. 수의과대학은 면접시간이 60분에서 50분으로 줄어들었다. 면접시간은 반드시 모집요강에서 확인하기 바란다. ②모든 단과대학에서 지역균형선발전형(지역균형)을 실시한다. 미술대학,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음악대학, 자유전공학부를 예전에는 지역균형에서 뽑지 않았는데 올해는 뽑는다. ③한국사 영역을 정시모집에서 3등급까지 만점으로 반영한다. 올해부터 수능에서 한국사가 필수 응시영역으로 정해졌다. 일반고 학생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④정시모집에서 수능 과학탐구 Ⅱ+Ⅱ 응시에 따른 가산점을 부여한다. 가산점의 폭은 모집단위별 수능 총점 1배수 점수 폭에 준한다. 심도 있게 과학을 공부하는 학생에 대한 우대책이다. 예를 들면 물리Ⅱ+화학Ⅱ를 선택한 경우 등이다. 여러 조합이 있을 수 있다. 자신의 지원학과를 반영해서 결정하면 좋을 것이다. ⑤북한이탈주민의 지원자격을 ‘최근 5년 이내’에서 ‘최근 9년 이내’로 완화했다. 어린 나이에 한국에 온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배려라고 볼 수 있다.
Ⅲ. 실전면접 질문과 답변
1) 2016학년도 인문학에 대한 수시 출제문항 기반 면접 기출문제이다. 다음의 문제를 풀어보는데, 2번 풀기를 권해 본다. 한 번은 학생의 상황이 돼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 어떤 근거가 좋을지, 그리고 교과목의 어떤 부분과 관련이 있는지 분석해보고, 다음으로는 질문자인 교수님이 돼 어떻게 질문하는 것이 지식의 폭과 학과 공부에 대한 진지함을 알 수 있는지 분석해보기 바란다. 문제를 받고 30분 정도 준비시간을 거쳐 15분 면접이 이뤄졌다. 면접 땐 학생의 답변과 교수님의 추가 질문, 그리고 학생의 재답변으로 이뤄졌다. 아래 제시문과 문제는 인문대학, 간호대학, 사범대학(수학교육과 제외), 사회과학대학(경제학부 제외), 자유전공학부에서 보았다.
[제시문 1] 왕과 현자의 대화였다. ‘소를 양으로 바꾸라’는 왕의 말과 관련, 현자의 왕에 대한 판단에 관한 내용이다. 한 쪽가량 제시문이 나오고 이에 대한 질문 두 개가 나왔다.
<문제 1> 소를 불쌍히 여기며 한 왕의 말에 대하여 왕다운 왕이 될 수 있다고 말한 현자의 판단에 대한 이유를 묻고 있다.
<문제 2> 왕의 말에 대한 백성의 오해와 관련, 왕이 받아들이고 있는 말이 마지막 말이었다. 이에 대해 이어질 현자의 말을 유추하라는 질문이다.
2) 현민 선생님의 조언
1) 문제 1에 대해
서울대는 문제 1에서 글을 읽고 전체 요지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정합적으로 구술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했다. ‘그런 마음’과 ‘왕다운 왕’에 해당하는 내용을 제시문에서 각각 찾고, 이 두 부분을 종합적이고 정합적으로 결합해 제시문의 전체 요지를 파악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제시문을 읽을 때 문제와 연관시켜서 중요 핵심어가 무엇인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전체적 의미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체계적 습득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구조정리 논술법’을 익히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2) 문제 2에 대해
서울대는 제시문을 바탕으로 논리적이고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 연결된 질문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고 한다. ①현자가 [양은 소와 달리 생각]한 이유에 답하는 것. 이를 통해 ‘무슨 마음’인지 설명하기 ②이어서 ‘왕다운 왕’에 대해 설명하기다. 따라서 철저히 제시문의 등장인물의 주장과 그 근거를 찾아 문제의 상황에 결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통상적인 생각과 다른 의미를 제시하는 경우 그 이유를 찾아서 정리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 왕과 현자의 관계, 왕과 백성의 관계, 소와 양의 관계, 인간과 문화의 관계 등 다양한 관점에서 파악하는 힘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현민의 스토리면접 공식블로그(blog.naver.com/hm6161)’를 보기 바란다.
서울대 구술문제를 접하는 학생의 경우 문제를 중심에 두면서 제시문에서 키워드를 정리하고, 대립되는 관점이 보이는 부분에 대해 심층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임을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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